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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두 번 죽이기 싫었다."
LG는 선발 케이시 켈리가 6이닝 2실점으로 제 몫을 하자 7회부터 필승조를 계획대로 가동했다. 송은범과 진해수가 7~8회,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고, 4-2로 앞선 9회초 사이렌 소리와 함께 고우석이 마운드로 천천히 걸어 올라갔다. 2점차로 다소 여유가 있어 보였지만, 지난 두 경기 실패를 감안하면 고우석이나 LG 벤치에는 매우 긴박한 상황이었다.
고우석은 선두타자 김하성을 상대로 제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풀카운트 끝에 볼넷을 허용했다. 최일언 투수코치가 마운드로 올라가 고우석의 어깨를 두드려준 직후 이번에는 대타 송성문을 초구에 맞혀 사구로 내보냈다. 무사 1,2루에 몰려 지난 1,2차전의 악몽이 스쳐 지나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고비를 넘긴 고우석은 9번 좌타자 김혜성을 초구 152㎞ 직구로 우익수 평범한 플라이로 잡아낸 뒤 포수 유강남과 뜨거운 포옹을 나눴다. 지난 2경기서 고개를 들 수 없을 정도로 의기소침해 있던 고우석에게 신뢰를 보낸 류 감독이 누구보다도 기뻐했음은 물론이다. 고우석은 경기 후 "내가 감독이라면 나를 오늘 9회에 안 냈을 것 같다. 냉정하게 봤을 때. 그래도 감독님은 끝까지 믿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며 고마음을 전했다.
이날 고우석은 1,2차전과 달리 키움이 자랑하는 1~4번타자 서건창, 이정후, 제리 샌즈, 박병호를 만나지 않았다. 하지만 1이닝 무안타 무실점 세이브로 자신감을 되찾을 만한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LG는 10일 4차전 선발로 임찬규를 예고했다. 임찬규의 최대 이닝을 5이닝이라고 보면 4차전도 필승조를 총 동원해야 한다. 이번 준플레이오프가 1~2점차의 박빙으로 흐른다는 점을 고려하면 '같은 상황'에서 LG가 믿을 수 있는 마무리는 고우석 뿐임을 부인하기 힘들다.
잠실=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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