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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승부처]'선발 불펜 보직 파괴' 워싱턴 변칙 마운드 대실패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19-10-07 12:44


실점 후 좌절하는 패트릭 코빈. 연합뉴스

코빈과 워싱턴 선수들. 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상대 예측을 빗나가게 만든 워싱턴 내셔널스의 변칙 운영. 결과는 대실패였다.

올해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의 전체적인 트렌드는 '불펜 야구'다. 정규 시즌에서도 '오프너'라고 불릴만큼 경기 초반 등판해 짧은 이닝을 소화하고 물러나는 선발 투수가 대세였고, 이후 이닝은 불펜 투수들이 채우는 경우가 잦았다. 또 벌떼처럼 여러명의 불펜 투수들을 짧게 짧게 끊어 쓰는 '불펜 데이'도 흔히 볼 수 있는 경기였다. 이런 흐름은 포스트시즌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워싱턴은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계속해서 선발 투수들의 보직을 파괴하는 운용을 하고 있다.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와일드카드전에서 선발 맥스 슈어저가 5이닝 3실점을 기록하고 물러났고, 두번째 투수로 선발인 스티븐 스트라스버그가 3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그결과 워싱턴은 막판 역전극을 펼치며 승리할 수 있었다.

LA 다저스와의 디비전시리즈에서도 비슷하다. 1차전에서는 정석대로 했다. 선발 패트릭 코빈이 등판해 6이닝 2실점(1자책)으로 준수한 투구를 하고, 이후 테너 레이니-페르난도 로드니-헌터 스트릭랜드로 이어지는 불펜을 가동했지만 타선 불발로 0대6으로 패했다.

궁지에 몰린 워싱턴은 2차전에서 슈어저가 불펜으로 등판하는 강수를 띄웠다. 선발로 스트라스버그가 나와 6이닝 1실점을 기록했고, 션 두리틀이 두번째로 1이닝 1실점, 이후 슈어저가 나와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고, 다니엘 허드슨이 경기를 마무리했다. 워싱턴 데이브 마르티네즈 감독은 현지 인터뷰에서 코칭스태프의 만류에도 슈어저가 불펜 등판 의욕을 보였다고 설명했지만, 3차전에서도 같은 양상이 반복됐다.

2차전 승리로 1승1패 동률을 만든 워싱턴은 3차전 선발을 확정, 공개하지 않았다. 로테이션대로라면 슈어저가 나와야하지만, 2차전 불펜 피칭을 했기 때문에 변수가 있었다. 현지 언론들도 슈어저의 3차전 등판을 예상했으나 마르티네즈 감독은 아니발 산체스의 등판 가능성까지 열어두고 슈어저와 논의를 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뚜껑을 열어보니 3차전선발은 슈어저가 아닌 산체스였다. 4선발에 베테랑 투수인 산체스가 3차전에 나가고, 대신 1차전 선발이었던 코빈을 두번째 투수로 내세우는 또 보직 파괴 야구를 했다. 하지만 결과는 대실패였다. 1회말 류현진을 상대로 후안 소토가 선제 투런을 뽑아 리드를 쥐었던 워싱턴은 2-1, 1점차 상황에서 산체스 타석에 빠르게 대타를 기용했지만 실패했다. 그래서 6회에 코빈을 마운드에 올렸다. 최대한 무실점으로 1~2이닝을 끌어주는 것이 베스트 시나리오였을 것이다.

하지만 코빈은 아웃카운트 2개 잡는 동안 무려 6실점을 하며 무너졌다. 1점의 리드를 쥐고있던 워싱턴은 오히려 2-8, 6점 차로 멀어졌다. 결국 코빈은 이닝을 마치지 못하고 물러났고, 워싱턴은 다른 불펜들을 기용할 수밖에 없었다.


단기전에서는 선발, 불펜의 이닝 구분에 연연할 필요는 없다. 정규 시즌처럼 긴 호흡이 아니라 '다음'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나친 변칙 운용은 독이 되어 연쇄 작용을 일으키기도 한다. 디비전시리즈 1승2패 벼랑 끝에 몰린 워싱턴이 그 부작용을 잘 보여주고 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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