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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명품 투수전이었다.
투심을 메인 구종으로 땅볼을 유도하는 닮은꼴 두 투수. 수치적 결과는 흡사해 보였지만 내용은 딴 판이었다. 브리검이 빠른 템포의 공격적 투구로 LG 타선을 압도했다면, 윌슨은 잇단 위기를 노련한 피칭으로 넘기며 대등한 흐름을 이어갔다.
1회 공방은 무승부였다.
2회초에는 선두 김현수가 볼넷으로 출루했지만 후속 3타자가 범타로 물러났다. 2회말 키움은 샌즈와 이지영의 안타로 1사 1,3루 찬스를 잡았다. 하지만 윌슨은 빠른공으로 김규민을 루킹 삼진, 김혜성을 땅볼로 돌려세웠다.
3회초는 LG의 삼자범퇴, 키움은 선두 서건창이 안타로 출루했지만 김하성의 병살타로 또 한번 찬스를 잃었다. 4회초도 LG는 삼자범퇴, 키움은 1사 후 샌즈의 안타와 '승부수' 김웅빈의 2루타로 2,3루 찬스를 잡았다. 하지만 윌슨은 이지영을 땅볼로, 김규민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위기에서 벗어났다. 5회 역시 LG는 삼자범퇴, 5회말 키움은 2사 후 김하성이 안타로 출루했지만 상대 배터리의 피치아웃에 걸리며 2루 도루실패로 이닝을 마쳤다. 6회초에도 LG는 브리검의 구위에 눌리며 8구만에 삼자범퇴로 물러났다. 15타자 연속 범타 행진. 키움은 6회말 2사후 샌즈가 이날 3번째 안타로 출루했지만 또 한번 후속타 불발로 무산됐다. 브리검에게 노히트노런으로 끌려가던 LG는 7회초 선두 대타 박용택이 팀 첫 안타로 출루했다. 하지만 대주자 신민재가 견제사를 당하며 찬물을 끼얹었다. 1사후 이형종이 장타를 의식한 브리검의 어려운 승부 끝에 볼넷으로 출루했고, 채은성의 안타가 이어지며 첫 득점권에 주자를 내보냈다. 페게로 타석 때 키움은 조상우를 투입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조상우가 페게로를 삼진 처리하면서 브리검은 무실점으로 첫 등판을 마무리 했다. 윌슨은 7회말 이날 첫 삼자범퇴로 돌려세웠다. 8회말에도 마운드에 오른 윌슨은 1사 후 김하성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전광석화 같은 1루 견제로 주자를 잡아내며 마지막 위기를 넘겼다.
0-0에서 물러나며 자웅을 가리지 못한 두 외국인 투수. 결과를 떠나 준플레이오프 첫 판을 멋진 투수전으로 빛내며 가을잔치에 수준 높은 볼거리를 안겼다.
고척=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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