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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위즈의 외국인 투수 라울 알칸타라는 150㎞가 넘는 빠른 공을 구사한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강속구 투수는 상대 타자들을 삼진으로 돌려세운다. 강타자들을 삼진으로 잡아낸 뒤 멋진 세리머니를 하면서 마운드를 내려오는 모습을 상상한다.
하지만 알칸타라는 그런 유형의 투수가 아니다. 삼진을 잘 볼 수 없다. 대신 이닝수가 많다.
알칸타라는 빠르게 맞혀 잡으면서 투구수를 줄이고 그래서 이닝을 길게 끌어간다. 스트라이크존을 향해 던지다보니 타자들이 칠 수밖에 없고 구위가 좋으니 정타가 거의 나오지 않는다.
알칸타라는 12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홈경기서도 이닝 이터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줬다. 7일 수원 롯데 자이언츠전서 100개로 7⅓이닝을 던졌던 알칸타라는 단 나흘간의 휴식을 취하고도 여전히 위력적인 구위로 키움 타자들을 압도했다. 8이닝 동안 94개를 던져 3안타 3탈삼진 무4사구 1실점의 완벽투를 뽐냈다.
마무리 김재윤이 어깨 통증으로 다시 2군으로 내려가면서 불펜진이 어려움을 겪고 있어 선발 투수가 오랜 이닝을 끌어줘야하는 상황에서 알칸타라가 더할나위 없는 피칭을 해준 것.
이날 최고 154㎞의 직구를 절반 가까운 48개 던졌고, 체인지업(134∼142㎞)을 23개, 투심(144∼152㎞)을 16개, 슬라이더(135∼138㎞) 4개, 커브(129∼132㎞) 3개를 던졌다. 보통 투심과 체인지업, 슬라이더의 비중을 비슷하게 했는데 이날은 체인지업의 비중을 높이면서 키움 타자들을 잘 요리했다.
알칸타라는 4회까지 투구수가 42개에 불과했다. 12개의 아웃카운트를 잡는데 삼진은 하나도 없었다. 첫 탈삼진이 5회초 선두타자 4번 박병호였다. 5회 투구수가 12개, 6회 13개로 끝냈다. 6회까지 67개. 6회까지 단 2개의 안타에 볼넷을 하나도 없었다. 그만큼 좋은 제구력으로 상대했다는 뜻.
4-0으로 앞선 7회초 선두 2번 김하성에게 2구째에 좌월 솔로포를 맞았다. 아무래도 나흘 휴식후 등판이라 힘이 떨어지는 시점이 왔나 했지만 알칸타라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 3번 제리 샌즈를 유격수앞 땅볼, 4번 박병호를 2루수 플라이, 5번 장영석을 루킹 삼진으로 잡고 이닝을 끝냈다.
7회말 3점을 추가해 7-1의 6점차 리드를 안고 오른 8회초에도 안정된 피칭은 여전했다. 선두 6번 서건창과 7구까지가는 접전 끝에 중견수 플라이로 잡아낸 알칸타라는 7번 임병욱은 초구에 중견수 플라이로 잡아냈다. 8번 대타 박동원을 7구째 헛스윙 삼진으로 끝냈다. 8회에 던진 공이 15개. 이날 최다 투구수였다.
총 94개를 던진 알칸타라는 굳이 완투에 도전하지는 않았다. 점수차가 크다보니 9회초 마운드를 배제성에게 넘겼다.
이날로 알칸타라는 8경기서 총 56⅓이닝을 소화해 평균 7이닝을 던졌다.
수원=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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