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심 상처 난 롯데, 타선 폭발이 분위기 반전 열쇠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9-04-30 10:30


◇롯데 선수단이 지난 2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전에서 패한 뒤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잠실=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반전은 없었다. 의도치 않은 논란 속에 상처만 벌어졌을 뿐이다.

지난 주 롯데는 4전 전패를 당했다.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패한 뒤, 주말 잠실 3연전에서 두산 베어스에게 스윕을 당했다. 앞선 KT 위즈전부터 이어진 연패는 5경기 째로 늘어났다. 승패 마진은 -7. 선두 SK 와이번즈와의 승차는 9경기까지 벌어졌다.

KT, 한화전에서 잇달아 역전패를 당한 뒤, 두산과의 3연전에서는 초반 실점으로 무너졌다. 브룩스 레일리, 제이크 톰슨은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한 채 고개를 숙였고, 믿었던 카드인 김원중마저 홈런 두 방에 무너졌다. 지난 21일부터 28일까지 1주일 동안 유일하게 승리를 챙기지 못한 팀은 롯데 뿐이었다.

불운 만으로 치부하긴 무기력 했던 내용이었다. 찬스 상황마다 방망이가 헛돌았다. 연패 기간 득점권 타율은 3할2푼4리(전체 3위)로 준수한 편이었지만, 상대 선발 투수 상대 타율이 1할9푼8리(전체 9위)에 불과했다. 테이블세터 타율은 2할7푼(전체 5위)였지만, 중심(2할3푼3리·8위)과 하위 타선(2할5리·9위)으로 갈수록 응집력이 떨어지는 모습이었다. 경기 흐름을 좌우하는 초반 집중력도 희미했다. 5경기 동안 롯데 타선의 1~3회 팀타율은 1할2푼2리에 불과했다. 4~6회 팀타율도 2할1푼4리(9위)에 불과했다. 홈런은 단 한 개도 없었다. 선두 SK가 3회까지 팀 타율은 1할6푼1리(8위), 4~6회 팀타율이 2할7푼1리(6위)에 불과하기는 했으나, 홈런(1~3회 2개·4~6회 3개)의 힘으로 점수를 뽑아냈다는 점에서 차이는 존재한다. 결국 상대 선발 투수를 제대로 공략하지 못한 채 끌려다니다 리드를 내주고, 이것이 마운드 부담과 패배로 연결되는 악순환이 반복됐다고 볼 수 있다. 결국 타선의 집중력이 얼마나 살아나느냐에 따라 연패 탈출의 운명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는 30일부터 부산 사직구장에서 NC 다이노스와 홈 3연전을 치른다. 시즌 첫 맞대결에선 롯데가 3연패로 물러난 바 있다. 당시 롯데는 드류 루친스키-이재학-김영규를 차례로 내세운 NC를 상대로 단 7점을 뽑아내는데 그친 바 있다. NC는 이번 시리즈에서 박진우를 시작으로 에디 버틀러, 루친스키가 차례로 마운드에 오른다. 최근 4연승으로 롯데와는 정반대의 분위기. 첫 맞대결 완승의 자신감도 여전하다.

중요한 변곡점은 있었다. 롯데는 지난 28일 잠실구장에서 두산에 완패하는 과정에서 사령탑 충돌 상황을 맞았다. 구승민의 사구로 촉발된 감정 싸움에 '감독 벤치 클리어링'이 일어난 것. 코치진과 선수를 지키기 위해 양상문 감독이 직접 나선 장면이었지만, 이면엔 연패로 가라앉은 팀 분위기 속에서 마지막 자존심을 지키고자 하는 마음도 숨어 있었다. 상처 입은 자존심 회복이라는 숙제를 얻은 롯데 선수단이 응집력을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감도 조심스럽게 피어오르고 있다. 승리로 분위기를 수습하지 못할 시 더 깊은 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도 존재한다. 부진했던 타선의 활약이 절실한 이유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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