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에 발목' 류현진 'FA 대박' 적신호, 내구성이 관건

선수민 기자

기사입력 2019-04-10 06:00


AP연합뉴스.

메이저리그 'FA 대박'의 꿈에 적신호가 켜진 것일까.

LA 다저스 '괴물' 류현진(32)은 9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1⅔이닝 2안타(1홈런) 1볼넷 1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2회말 2사 후 투수 마일스 미콜라스를 상대하는 과정에서 왼쪽 사타구니에 통증을 느껴 트레이너와 이야기를 나눈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표정은 어두웠다. 지난 시즌 다쳤던 그 부위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이 이날 경기 후 "심각한 상태는 아닌 것 같은데, 부상자 명단에 올려야 할 것 같다"고 말해 당분간 로테이션 이탈이 불가피해 보인다. 류현진으로서는 개인 통산 100번째 메이저리그 등판에서 뜻밖의 암초를 만난 셈이다.

류현진은 KBO리그 출신으로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한 케이스다. 2013~2014년 두 시즌 연속 14승을 거두며, 정상급 투수로 올라섰다. 그러나 내구성이 문제였다. 2015년 어깨 수술을 받고, 2년 가량을 쉬었다. 2016년 7월 복귀했지만, 팔꿈치 부상으로 시즌 아웃됐다. 2017년에는 엉덩이 부상, 왼쪽 발 부상 등으로 각각 10일짜리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지난해에도 부상을 피하지 못했다. 5월 3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1⅓이닝을 소화한 뒤 사타구니 염좌로 교체됐다. 약 3개월 가량 재활에 매달린 뒤 8월 16일 선발로 복귀했다. 다행히 복귀 후 승승장구하며 7승3패, 평균자책점 1.97로 시즌을 마칠 수 있었다. 성적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포스트시즌 엔트리에도 포함돼 선발 로테이션을 지켰다. 하지만 후반기 아무리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하더라도 시즌 후 내구성에 대한 물음표가 완전히 지워진 것은 아니었다. FA 자격을 얻고도, 원 소속구단인 다저스가 제시한 1790만달러의 퀄리파잉오퍼(약 204억원)를 받아들여 1년 계약을 했다.

다년 계약을 위한 포석이었다. 류현진은 올시즌 '20승과 풀타임 소화'를 목표로 내걸었다. 올해 성적에 따라 FA 계약 규모가 결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류현진은 시범경기부터 쾌조의 컨디션을 보였다. 결국 개막전 선발투수로 낙점받았다. 2001년 박찬호에 이어 18년 만에 개막전 선발승을 거둔 코리안 빅리거가 됐고, 2경기 연속 호투로 2승을 거뒀다. 그러나 사타구니 부상 재발로 제동이 걸렸다.

이날 진단은 그리 부정적인 건 아니다. 류현진은 경기 후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작년 부상 때는 심각한 부상임을 직감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느낌이 다르다. 예방 차원의 교체였다"고 했다. 로버츠 감독은 "류현진, 트레이너와 얘기를 해봤더니 현재로선 긍정적이다. 확실히 지난해 부상과는 다른 것 같다"면서도 "부상을 더 파악해야 하고, 하루 지난 뒤 상태를 봐야 한다. 또 어떻게 치료할 지에 달려있다. 확실한 건 부상자 명단에 올릴 상황이다. 얼마나 걸릴지 봐야 한다"고 했다.

경미한 부상이라고 하지만, 류현진의 올해 목표에는 확실히 빨간불이 들어왔다. 이번 부상으로 류현진의 내구성에 다시 의문이 생기기 시작했다. 올해도 '부상' 이미지를 떨치지 못한다면, 다년계약 '플랜'에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 이날 경기까지 류현진은 올시즌 3경기에서 2승, 평균자책점 3.07을 기록했다.
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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