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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이 재미있어 하더라구."
타자가 치면 주자와 수비수는 상황대로 플레이를 하면 된다. 홈런이 되면 주자들이 모두 홈을 밟는다. 우전안타가 나오면 1루주자는 3루까지 뛰려고 하고 공을 잡은 우익수는 3루까지 직접 던지거나 중계플레이를 해서 주자를 잡으려 한다. 타격엔 별로 효과가 없다. 많은 타격을 하지 못한다. 한번 치면 다음 타석까지 한참 걸린다. 보통 두번 정도 타격을 하면 공-수가 바뀐다. 타자들의 타구가 어디로 올지 모르기때문에 그때 상황에 따라서 수비가 달라지고 주루플레이가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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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루와 수비 등 디테일에서 약점을 보인 KT의 실력향상을 위해 이 감독이 직접 제안한 훈련이다. 이 감독이 무려 13년 전에 보고 한번 해봐야겠다고 생각했던 훈련. 그가 이 훈련을 본 것은 자신이 은퇴한 직후인 2006년이었다. 당시 미네소타 트윈스에 코치 연수를 갔던 이 감독은 어느날 루키팀 선수들이 훈련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경기조가 아닌 선수들이 남아서 훈련을 하는데 흥미를 끌었다"고 했다. "수비와 주루 플레이에 도움이 될 것 같아 이걸 나중에 우리나라에서도 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다"라고 해다.
실제로 한국에서 이 훈련을 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이 감독은 "투수 코치기 때문에 이런 훈련을 하자고 제안하기 어려웠다"고 했다. 수석코치 시절 역시 마찬가지. 투수 출신이기에 야수쪽 훈련에 대해 얘기하는 게 쉽지 않았다.
선수들은 이 감독에 대해 투수 출신이지만 수비와 주루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고 잘 알고 있다고 말한다. 감독이 되고서야 꺼냈던 훈련방법이 선수들에게도 새롭게 다가온 듯했다. 야수쪽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는 투수 출신 감독에 대한 선입견을 깨고 있는 이 감독이다.
투산(미국 애리조나주)=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그 사람과 다시 재회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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