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은주사태 겪은 키움, '파격'보다 필요한 '상식'

선수민 기자

기사입력 2019-02-07 17:45


임은주 전 키움 히어로즈 단장(왼쪽)과 이보근. 사진제공=키움 히어로즈.

키움 히어로즈의 '파격 인사'는 열흘 만에 끝났다.

키움은 지난 1일 김치현 신임 단장을 선임했다. 지난달 22일 임은주 전 FC안양 단장을 새 단장으로 임명한 뒤, 열흘 만이었다. 임 전 단장은 각종 논란을 정면 반박했지만, 여론은 좋지 않았다. 결국 자진 사퇴 형식으로 단장 자리에서 내려왔다. 부담을 느낀 키움도 단장 교체 카드를 꺼내들 수밖에 없었다. 사실상 경질로, 논란만 키운 열흘의 시간이 됐다.

히어로즈는 올해 '키움'으로 새 출발했다. 키움증권과 5년 총 500억원 규모의 네이밍 스폰서 계약에 성공했다. 히어로즈는 지난해 이장석 전 대표의 구속, 조상우 박동원의 성추문 사건 등 각종 악재를 겪었다. 암울한 상황에도 젊은 선수들의 성장과 함께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시급한 과제였던 네이밍 스폰서 문제까지 해결하면서, 키움의 행보에 관심이 쏠렸다. 모기업이 없는 독특한 구조 속에서 히어로즈의 혁신적인 행보가 계속되는 듯 했다. 키움증권 측도 "독특하고 창의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히어로즈와 함께 프로야구의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연봉 재계약, FA 협상 등의 과제가 산적한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단장을 교체했다. '축구인 출신', '첫 여성 단장' 등의 수식어를 떠나 너무 갑작스러운 변화였다. 구단은 "스포츠 구단 경영 노하우를 높게 평가했다"고 했으나, 임 전 단장은 강원FC 대표이사, FC안양 단장 시절 크고 작은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역량에 물음표가 달려있었다.

임 전 단장은 "3개월 정도만 지켜봐 달라"고 했다. 하지만 논란이 지속되면서 한 달도 채 버티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단장 교체는 파격보다는 파국에 가까운 선택이 됐다. 임 전 단장이 구단을 완전히 떠나는 건 아니다. 새 보직이 내려질 예정. 단장급 인사로 데려왔지만, 사실상 그 이상의 직책을 맡기는 어려워졌다. 깜짝 인사 영입으로 이도 저도 아닌 상황이 됐다.

키움은 올 시즌 우승 후보로 평가되고 있다. 그동안 꾸준히 가을 야구를 경험하면서 전력이 탄탄해진 덕분이다. 게다가 새 이름까지 얻었다. 도약을 위한 중요한 길목. 키움은 '축구인 출신 단장'이라는 혁신의 길을 택했다. 그러나 확실히 검증된 인사가 아니었다. 혁신이 무조건적인 변화를 의미하진 않는다. 변화로 인해 더 좋은 여건이 형성됐을 때 의미가 있는 법이다.

프런트의 수장 격인 단장은 전력 보강에 힘을 쏟고, 선수들이 야구에 매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역할을 한다. 그 기본에 충실할 때, 선수들의 역량도 제대로 발휘될 수 있다. 시즌을 앞둔 시점에 더 이상의 엉뚱한 파격 인사는 없어야 한다. 지금의 키움에는 파격보다는 상식이 필요한 시기다.
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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