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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명예회복 노리는 류중일 감독의 솔직한 전력 구상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9-01-02 06:54


LG 트윈스 류중일 감독은 지난해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이후 가장 힘든 시즌을 보냈다. LG는 올해도 전력 측면에서 보강된 것이 별로 없다. 다만 외국인 타자 토미 조셉, 베테랑 투수 장원삼 심수창이 기대치만 채워준다면 5강 싸움은 해볼만하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LG 트윈스 류중일 감독(56)은 아마추어와 프로 선수, 지도자로 모두 성공한 몇 안되는 야구인 가운데 한 명이다.

류 감독은 국가대표를 거쳐 삼성 라이온즈에 입단해 1987년부터 1999년까지 13년 동안 두 차례 골든글러브를 수상하는 등 명 유격수로 이름을 떨쳤다. 은퇴 후 코치 시절인 2002년과 2005년, 2006년 세 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했고, 2011년 삼성 감독을 맡아 2014년까지 KBO 역사상 처음으로 4년 연속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를 휩쓸었다. 선수 때는 우승 경험이 없지만, 지도자로는 한국시리즈 우승만 7번을 거머쥐었다. 대표팀 감독으로는 201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탈락의 수모를 맛봤지만,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서는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런 화려한 커리어를 쌓아 온 류 감독은 2016년 시즌이 끝난 뒤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삼성 지휘봉을 놓았다. 류 감독은 2017년 삼성 구단 기술고문으로 공식 직함을 이어갔지만, 실질적으로는 현장을 떠난 '야인'에 가까웠다. 낯선 외부인 신세는 오래가지 않았다. 4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화려한 경력을 프로야구는 가만히 놔두지 않았다. 2017년 10월 LG 트윈스가 류 감독을 불렀다. 워낙 삼성 색채가 강해 스스로도 다른 팀 지휘봉을 잡는다는 게 상상이 안된다고 했던 그를 LG가 감독으로 모셔온 명분과 이유는 충분했다.

하지만 LG 데뷔 시즌은 혹독했다. 2018년 LG의 페넌트레이스는 '전반기 선전, 후반기 참패'로 요약된다. LG가 8위로 추락한 건 여러 이유가 있었지만 류 감독의 지도력이 의심을 받기 시작했고, 스스로도 지도자 생활을 하면서 가장 힘든 시즌이었다고 했다. 그렇다고 올시즌이 장밋빛 희망으로 가득한 것도 아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지금의 전력이라면 LG는 올해도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의견이 더 많다. 오프시즌 전력 보강은 장원삼, 심수창을 데려온 것이 전부다. LG 스스로 가장 큰 현안으로 꼽는 3루수 영입은 성사 여부가 불투명하다. 류 감독도 사실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류 감독은 지난해 마무리 훈련을 마친 뒤 연말을 예년처럼 보냈다고 한다. 가족과 함께하고 시즌 동안 미뤄뒀던 책읽기에도 시간을 할애했다. 새해가 밝았다. 전지훈련이 한 달 앞이다. 현실로 돌아오니 머리가 지끈거린다. 류 감독의 솔직하고도 냉정한 올시즌 전력 구상을 들어봤다.

-김지용과 임정우 없는 불펜이 불안하다. 마무리는 올해도 정찬헌인가.

최일언 투수코치가 새로 왔으니까 마무리를 새롭게 찾을 것인지 그대로 갈 것인지 논의해 보겠다. 그러나 사실 대안이 없다. 마무리는 빠른 볼을 던질 줄 알아야 하는데, 포커스를 정찬헌에게 둬야 하지 않을까 한다.

-1~4선발은 확정된 것 같고, 5선발은 올해도 경쟁 체제인가.


선발투수는 용병 둘하고 차우찬, 임찬규에 5선발이다. 하지만 우찬이가 수술(지난해 10월 뼛조각 제거) 후 재활을 하고 있는데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을 경우도 대비해야 한다. 선발은 9~10명을 준비시킬 것이다. 장원삼과 심수창도 선발 준비를 한다. 류제국도 된다고 보고 있다. 제국이는 중순쯤 해외로 훈련을 간다고 하더라. 물론 김대현 임지섭도 경쟁한다.

-바랐던대로 1루수 거포 토미 조셉이 왔다.

(실력이 어떨지는)일단 합류해서 치는 것을 직접 봐야 한다. 연습경기와 시범경기까지 보고 활용안을 결정할 것이다. 그림은 괜찮다. 당연히 중심타선이다.

-박용택은 역할이 줄어드나.

아직 계약이 안됐지 않았나.(웃음) 박용택을 클린업트리오에 넣을 지 아니면, 앞에 놓을 지, 뒤에 갈 지는 나이가 있으니까 생각해봐야 한다. 박용택은 계속해서 지명타자를 맡을 것 같다.

-김현수가 이제는 1루를 볼 일은 없는 것인가.

그렇다. 현수는 1루수로 나가지 않는다. 중심타선에서 해 줄 일도 많다. 올해 타선은 기본적으로 채은성과 김현수 둘 다 잘 해야겠지만, 다른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오지환이 작년에 잘하다가 아시안게임 후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안 좋았는데, 올해는 좀 편해지지 않겠나. 2루수는 정주현으로 가고, 외야는 여유가 있다. 왼손 대타는 있고, 오른손 대타는 여전히 부족하다.

-역시 3루수가 문제인 것 같다. 현재 트레이드 진행은 되고 있는지.

일단 내부 경쟁이다. 장시윤 류형우 김재율 3명이 경합할 것이다. 단장은 사인 앤 트레이드도 생각한다는데, 트레이드가 쉽지 않다. 결국 우리 팀 자원 가지고 하다가 나중에 시즌 중이라도 되기를 바라야 하지 않겠나. 시범경기 전에 되면 가장 이상적이다.

-코칭스태프가 '류중일 사단'으로 대폭 변모했다. 기대치는.

새롭게 오신 최일언 투수코치도 있고, 3루(김재걸)와 1루(김 호)도 삼성 시절 했던 코치들을 데려왔다. 유지현 수석이 수비까지 겸하는데, 다들 고생이 많을 것이다. 세리자와 유지 배터리코치는 (포수)유강남을 도와줄텐데, 기대가 크다. 강남이는 작년에 잘 했지만, 볼배합 미스가 나온 게임이 더러 있었다.

-LG는 올해 어디까지 바라봐야 한다고 보나.

다른 팀들이 다 좋으니까, 글쎄. 두산과 SK, 둘이 강하고. 두산은 양의지가 빠졌지만 여전히 괜찮다고 본다. 남은 세 자리를 놓고 나머지 팀들이 경합하지 않을까 한다. 우리도 보강이 잘 돼야 하는데.(웃음) 부상 이탈 선수들도 와야 되고. 김지용이 전반기에는 안되고 후반기라도 합류하면 좋겠다. 올해도 같은 전력을 가지고 계속 가야하지 않나 싶다. 5강에 들어가야 한다.

-전지훈련 일정은 어떻게 되나.

1월말에 호주 블랙타운으로 간다. 예전 90년대 호주 골드코스트는 가본 적이 있다. 두산이 블랙타운을 썼는데 괜찮다고 하더라. 2월말에는 오키나와로 건너가서 연습경기를 한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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