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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다이노스 이호준이 코치직을 맡은지 한달이 지났다. 선수가 아닌 코치로 처음 마무리 훈련을 마쳤다.
보통 은퇴 후 코치로 돌아선 선수들은 "그라운드에서 선수들과 같이 뛰고 싶다"는 소회를 자주 밝히곤 한다. 동료 선수였다가 동료 코치가 된 이종욱 코치도 그런 말을 했다. 하지만 이 코치는 "나는 아니다. 선수로 뛰고 싶다는 생각은 안했다"고 웃었다.
대신 일본에서 공부할 때보다 마무리 훈련에 참가하며 느낀 것이 더 많다고 했다. 이 코치는 "이제 코치라고 선수들에게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라고 말하는 시절은 지난 것 같다"며 "선수들이 그렇게 한다고 듣지도 않는다"고 했다. 타격 기술에 대해서도 코치가 할 일은 예전보다 많이 줄었다. "모든 타격 영상을 선수들이 마음만 먹으면 다 찾아볼 수 있다. 타격 기술도 발전할 만큼 발전했다."
덧붙여 그는 데이터를 활용해 선수들에게 '맞춤 정보'를 줄 생각이다. 이 코치는 "내가 현역 때를 생각하면 내 앞에 에릭 테임즈가 있을 때와 대타가 있을 때의 타격이 다르다. 그런데 그런 세세한 데이터를 생각하고 타석에 서는 선수가 별로 없다"며"경기중에 타격 기술에 대해 설명한다고 제대로 받아들이는 선수도 없다. 차라리 잘 칠 수 있는 정보를 주는게 낫다"고 했다.
때문에 선수들에게 알려줄 자신만의 데이터를 담은 수첩이 10권이 넘고 지금도 계속 만들고 있다.
그가 은퇴할 때와 현재의 팀 상황은 180도 바뀌었다. 한국시리즈에 나갔던 팀이 꼴찌로 추락했다. "팀이 바뀐 것을 느끼나"라는 질문에 이 코치는 "많이 바뀌었더라"고 웃으며 "얌전하던 어떤 선수는 어깨에 힘이 들어가 있기도 하고 어려보이기만 했던 선수가 듬직한 모습을 보이기도 하더라"고 했다.
하지만 이제 다시 시작할 때다. 감독도 바뀌었고 코치들도 대거 교체됐다. 이제 완전히 새로운 팀이 됐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이 코치는 "다시 시작하는 기분으로 하겠다"고 했다. NC타자들이 이 코치의 기운을 받아 내년에는 다른 모습을 보일 수 있을까.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