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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님이 '옛날 생각해서 열심히 하라'고 하시더라고요(웃음)."
프로 데뷔 후 가장 큰 성공을 거뒀지만, 전준우에게 만족은 없었다. 경남 통영에서 1박2일 일정으로 진행된 롯데 납회식이 끝난 지난 28일 오후, 전준우는 부산으로 돌아와 개인 훈련을 마친 뒤 귀가하는 길이었다.
전준우는 "롯데 입단 당시 (양상문) 감독님이 2군팀 감독이셨다. 그땐 신인이었는데 나이가 들어 다시 뵙게 됐다(웃음). 감독님이 '옛날 생각해서 열심히 하라'고 하시더라"고 말했다. 이어 "(올 시즌) 안타, 홈런이 계속 나오다보니 스스로 분위기를 탔던 것 같다. 홈런은 생각지도 않았는데, 계속 치다보니 자신감이 붙더라"며 "주변에선 '초반에 잘했으면 200안타도 넘었을 것'이라고 말해주시더라"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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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시즌 롯데 주장이 된 손아섭(30)은 "가장 편한 선배가 (전)준우형이다. 내년에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는데 알아서 해줄 것으로 믿는다.(웃음) 좀 더 하소연을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준우는 "내가 도와줄게 있나 싶더라"라고 웃은 뒤 "(손)아섭이가 주장이 되긴 했지만 나이가 어린 편이다. (송)승준이형, (이)대호(36)형과 나이 차이가 있다. 내가 중간다리 역할을 잘하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호형이 지난 2년 동안 (주장으로) 너무 고생했다"며 "팀이 좋은 방향으로 가기 위해서는 아섭이만 열심히 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손아섭이 강조한 '근성있는 야구'를 두고는 "분명히 필요한 부분이다. 그렇게 해야 팬들 뿐만 아니라 롯데 야구가 달라졌구나,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구나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또한 우승권에도 근접할 수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전준우는 올해 더그아웃 벤치가 아닌 TV 앞에서 가을야구를 지켜봤다. 3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던게 불과 1년 전. 아쉬움을 곱씹을 수밖에 없었다. 전준우는 "항상 저 자리(포스트시즌)에 있고 싶은게 선수의 마음이다. 못나가면 너무 부럽다"며 "내년에는 나 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이를 악물고 뛸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는 "팬들의 기대를 잘 안다. 그래서 (올 시즌) 실망이 더 크다는 점도 잘 알고 있다. (새 시즌을 앞두고) 두 배, 세 배, 그 이상으로 노력하겠다. 새 감독님 밑에서 더 좋아질 일만 남았다. 팬들의 염원을 꼭 이루겠다"고 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