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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겨울부터 외국인 선수 몸값 상한제가 실시되면서 그에 따른 '외인 서열'에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재계약 외인 선수들은 몸값 상한제 규정을 적용받지 않기 때문에 인상폭도 자유롭다. 올해 외국인 선수 최고 몸값은 헥터였다. 지난해 20승을 거둔 덕분에 170만달러에서 30만달러가 오른 200만달러에 재계약했다. 헥터의 몸값을 넘어서는 선수가 나타날 수 있을까.
일단 헥터는 내년 연봉이 삭감될 소지가 있다. 올시즌 11승10패, 평균자책점 4.60으로 예년에 비해 부진했기 때문이다. 투구이닝과 승수, 평균자책점에서 KIA 입단 이후 가장 좋지 않은 성적이다. 이닝 이터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삭감 요인이 더 많다. KIA는 헥터가 내년에도 양현종과 함께 원투 펀치로 활약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자존심을 세워줄 수도 있지만, 현실적으로 성적과 비례해야 할 몸값에 반영하기는 힘들다. KIA 구단 관계자는 "검증된 선발투수이기는 하나 올해 성적을 봤을 때 200만달러에서 높여주기는 힘들지 않겠느냐"고 했다. 동결 또는 삭감이 예상된다.
LG 소사도 후보가 될 수 있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대접을 받지 못한 소사는 구단과 팽팽한 줄다리기를 할 것으로 보인다. KT가 재계약을 포기한 더스틴 니퍼트가 떠난다면 소사는 내년 KBO리그 '최장수 용병'이 된다. 2012년부터 뛰었으니 8년차가 되는 셈이다. 올해 몸값은 120만달러였다. 지난해 90만달러에서 33.3%가 올랐다. 올시즌에는 시즌 막판 고관절 부상으로 3차례 정도 나서지 못했지만, 27경기에서 9승9패, 평균자책점 3.52, 181탈삼진을 기록했다. 평균자책점과 탈삼진은 커리어 하이다. 내구성이 검증된 데다 팀의 에이스 자리를 맡고 있어 인상 요인은 충분하다.
타자 중에서는 삼성 러프가 최고 몸값에 도전할 수 있다. 러프의 올시즌 몸값은 150만달러. 지난해 110만달러에서 36.4%가 인상됐다. 올해도 타율 3할3푼, 33홈런, 125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024를 올리며 최정상급 타자로 활약했다. 타점 공동 2위, OPS 3위의 기록이다. 20%만 올라도 180만달러가 된다.
'한국형 용병'으로 자리잡은 린드블럼, 소사, 러프는 실력 자체만 놓고 보면 2년 계약도 가능하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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