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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화수분은 없다, 2019년 두산은 변화의 과도기다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18-11-14 06:11


12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KBO리그 한국시리즈(KS) 6차전 두산 베어스와 SK 와이번스의 경기가 열렸다. SK가 13회 연장 끝에 두산에 5대4로 승리하며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경기 종료 후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는 두산 선수들. 잠실=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8.11.12/

12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KBO리그 한국시리즈(KS) 6차전 두산 베어스와 SK 와이번스의 경기가 열렸다. SK가 13회 연장 끝에 두산에 5대4로 승리하며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경기 종료 후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는 두산 선수들. 잠실=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8.11.12/

이제 새 판을 짜야 한다. 2019년 두산 베어스에 큰 변화가 올지도 모른다.

SK 와이번스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내준 두산은 2년 연속 준우승으로 시즌을 마무리 했다. 이번 준우승은 지난해보다 훨씬 쓰린 실패다. 지난해에는 우여곡절 끝에 정규시즌 2위를 했다. 이를 어느 정도 감안을 하고 한국시리즈에 임했다. 이번에는 여파가 크다. 정규 시즌 성적이 워낙 좋았기 때문에 준우승의 충격이 크다.

이제 다음 시즌을 준비해야할 시기다. 내부 FA(자유계약선수) 양의지, 장원준의 계약 여부, 외국인 선수 계약 상황에 따라 큰 틀이 바뀔 수 있다. 또 세밀한 부분을 채워 넣어야 하는 과도기가 될 수 있다.

국내 선발, 어떻게 꾸릴까

선발진의 전면 개편이 필요하다. 올해 '원투 펀치'로 활약한 조쉬 린드블럼과 세스 후랭코프는 일단 재계약 협상을 해봐야 한다. 협상에 실패할 경우 새 외국인 투수를 찾아야 하는데, 성공 확률을 장담할 수가 없어 불확실성이 커진다.

특히 국내 선발진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는 장원준-유희관-이용찬으로 시즌 개막을 맞았지만, 마지막에는 이용찬-이영하-유희관이 3~5선발로 나섰다. 이용찬과 이영하는 선발 기회를 계속 갖게 될 것으로 보이는데, 나머지 한 자리는 불투명하다.

불펜도 박치국-함덕주를 주축으로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팔꿈치 수술을 받은 곽 빈과 아킬레스건 파열 부상을 당한 김강률의 합류 시기가 관건이다.

어린 선수들의 성장


두산은 10년 넘게 '화수분 야구'로 젊고 활기찬 야구를 펼쳤다. 한명이 빠져도 대체 선수가 나타났기에 지금의 두산이 가능했다. 현재 1군 주축 중 김재환과 박건우가 대표적인 사례다. 2군에서 5~8년 가까이 재능을 키웠고, 1군에서 꽃을 피워 핵심 선수로 자리매김 했다.

하지만 두산 김태룡 단장은 "이제는 화수분이 점점 마르고 있다"고 걱정한다. 단순한 푸념이 아니다. 그동안 두산이 좋은 선수들을 꾸준히 길러낼 수 있었던 것은 자질 있는 원석을 잘 골랐고, 좋은 환경에서 키워, 마음껏 재능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줬기 때문이다. 3박자가 잘 맞아떨어졌다.

최근 4년간 좋은 성적을 내면서 신인 2차 드래프트 순서가 뒤로 밀렸다. 좋은 선수를 뽑을 수 있는 기회가 줄었다. 또 1군 주전 선수들이 워낙 탄탄하게 자리를 잡고 있어, 새 얼굴들이 기회를 얻기도 어렵다. 류지혁 박세혁 정진호 조수행 등 타 팀에서는 곧바로 주전을 꿰찰 선수들이 두산에서는 백업으로 있다.

어쩌다 기회가 주어져도 마음껏 기량을 발휘하기가 힘들다. 실패를 하면 곧장 밀려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런 패턴이 수년간 반복되면 베테랑 의존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지금도 두산에는 좋은 자원들이 있다. 박신지 전민재 이병휘 백민기 등 가능성을 보여준 선수들이 한단계 더 성장하는 시즌을 만들어야 한다. 자연스러운 세대 교체 시점이 다가왔다.

양의지 빠지면, 공-수 동시 걱정

두산이 FA 양의지 잔류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겠지만, 협상이 이뤄지지 못할 경우 전력 공백을 피하기 어렵다. 그동안 양의지에 대한 의존도가 그만큼 높았다. 주전 포수인 양의지는 투수 리드 만큼은 리그 최고로 꼽힌다. 또 공격력도 큰 장점이다. 올해 개인 최다인 23개의 홈런을 터뜨린 양의지는 컨택트 능력에 장타력까지 갖췄다. 잔부상에 대한 우려도 있지만 매력적인 선수다.

양의지가 빠진다면 두산은 박세혁을 중심으로 이흥련 장승현으로 포수진을 꾸려야 한다. 수비는 메울 수 있겠지도 당장 5번 타순의 대체 선수를 찾아야 한다. 고민이 많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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