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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잘 풀릴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포스트시즌의 부담감은 신인이나 베테랑이나 모두 마찬가지다. 베테랑은 그저 이 부담감을 어떻게 자연스럽게 경기장에서 소화할 수 있는 지를 알 뿐이다. 박병호 역시 올해 친정팀에 복귀해 3년 만에 치르는 포스트시즌에서 초반에는 무난하게 제 몫을 해왔다. 스타트가 좋았다. 지난 16일 KIA타이거즈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안타를 신고한 박병호는 19일 한화 이글스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 때는 0-0이던 4회초 무사 2루 때 한화 선발 데이비드 헤일을 상대로 결승 좌월 투런포를 터트리며 데일리 MVP에 선정되기도 했다.
결국 박병호의 결승타로 기선 제압에 성공한 넥센은 정규리그 3위 한화를 꺾고 플레이오프에 오를 수 있었다. 2차전 이후에는 제리 샌즈나 임병욱 등의 활약에 가렸지만, 그래도 팀이 승리해 웃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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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팀을 이끄는 장정석 감독의 입장에서는 그래도 박병호에게 기대를 걸 수 밖에 없다. 4번 타자는 함부로 흔들 수 없는 존재다. 박병호 역시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내면의 투쟁을 이어가는 중이기 때문이다.
그나마 희망 요소는 있다. 플레이오프 3, 4차전이 넥센의 홈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다는 점이다. 박병호는 확실히 인천보다는 안방인 고척에서 강했다. 올 시즌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는 불과 1할7푼4리(8경기 23타수 4안타 2홈런)에 그쳤지만, 고척에서는 타율이 3할8푼(187타수 71안타 19홈런)으로 팀내에서 가장 뛰어났다. 결국 1, 2차전의 부진도 특별히 슬럼프에 빠졌다기 보다는 올 시즌 내내 이어진 '인천 징크스'의 연장선상이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듯 하다.
2연패로 탈락의 벼랑 끝에 몰린 넥센은 3차전에 반드시 이겨야 다음을 도모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4번타자 박병호의 부활이 절실하다. 홈에서 보인 강점이 플레이오프 3차전에도 이어질 지 주목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