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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침묵했던 박병호, 고척돔 강세에서 희망을 본다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8-10-29 15:24


2018 KBO리그 넥센과 SK의 PO 2차전이 28일 오후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렸다. 1회초 2사 1루 넥센 박병호가 삼진을 당하고 있다. 인천=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8.10.28/

"앞으로 잘 풀릴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넥센 히어로즈 장정석 감독의 기대이자 간절한 소망이다. 이미 지난 부진에 대한 지적은 사실 무의미하다. 승부의 결과가 나온 마당에 '왜 그때 잘해주지 못했나'라고 지적하는 건 쓸데없는 감정 소모가 될 수 있다. 어차피 해결은 선수들이 해준다. 장 감독은 이 평범한 진리를 믿으며 한 선수를 아련하게 바라보고 있다. 바로 팀 타선의 중심, 부동의 4번타자 박병호의 부활을 애타게 기다린다.

박병호는 SK 와이번스와의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1, 2차전에서 매우 부진했다. 2경기에서 9타석 8타수 1안타 1볼넷이 전부다. 1개의 안타도 평범한 단타였다. 삼진은 3개를 당했고, 특히 플레이오프 2차전 초반 승기를 잡을 수 있던 기회를 날린 병살타도 1개 기록했다. 그의 명성과 평소의 실력에 전혀 걸맞지 않는 부진이다.

포스트시즌의 부담감은 신인이나 베테랑이나 모두 마찬가지다. 베테랑은 그저 이 부담감을 어떻게 자연스럽게 경기장에서 소화할 수 있는 지를 알 뿐이다. 박병호 역시 올해 친정팀에 복귀해 3년 만에 치르는 포스트시즌에서 초반에는 무난하게 제 몫을 해왔다. 스타트가 좋았다. 지난 16일 KIA타이거즈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안타를 신고한 박병호는 19일 한화 이글스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 때는 0-0이던 4회초 무사 2루 때 한화 선발 데이비드 헤일을 상대로 결승 좌월 투런포를 터트리며 데일리 MVP에 선정되기도 했다.

결국 박병호의 결승타로 기선 제압에 성공한 넥센은 정규리그 3위 한화를 꺾고 플레이오프에 오를 수 있었다. 2차전 이후에는 제리 샌즈나 임병욱 등의 활약에 가렸지만, 그래도 팀이 승리해 웃을 수 있었다.


2018 KBO리그 넥센과 SK의 PO 1차전이 27일 오후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다. 경기 전 넥센 박병호가 타격훈련을 하고 있다. 인천=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8.10.27/
하지만 원정에서 만난 SK 투수진 앞에서는 극도로 부진했다. SK 배터리의 '박병호 대비책'이 그만큼 예리했다고 볼 수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컨디션이 좋지 않은 듯 하다. 박병호는 플레이오프 2경기에서 펜스 근처에 가는 타구조차 만들지 못했다. 파울플라이나 내야 뜬공, 삼진 등 가장 페이스가 안 좋을 때의 모습이 자주 나왔다.

그러나 팀을 이끄는 장정석 감독의 입장에서는 그래도 박병호에게 기대를 걸 수 밖에 없다. 4번 타자는 함부로 흔들 수 없는 존재다. 박병호 역시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내면의 투쟁을 이어가는 중이기 때문이다.

그나마 희망 요소는 있다. 플레이오프 3, 4차전이 넥센의 홈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다는 점이다. 박병호는 확실히 인천보다는 안방인 고척에서 강했다. 올 시즌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는 불과 1할7푼4리(8경기 23타수 4안타 2홈런)에 그쳤지만, 고척에서는 타율이 3할8푼(187타수 71안타 19홈런)으로 팀내에서 가장 뛰어났다. 결국 1, 2차전의 부진도 특별히 슬럼프에 빠졌다기 보다는 올 시즌 내내 이어진 '인천 징크스'의 연장선상이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듯 하다.


2연패로 탈락의 벼랑 끝에 몰린 넥센은 3차전에 반드시 이겨야 다음을 도모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4번타자 박병호의 부활이 절실하다. 홈에서 보인 강점이 플레이오프 3차전에도 이어질 지 주목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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