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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 류현진, 다저스로부터 퀄리파잉 오퍼 제시받을까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8-10-29 15:14


월드시리즈가 29일(이하 한국시각) 종료되면서 LA 다저스 류현진은 생애 처음으로 FA 자격을 얻게 됐다. 다저스가 과연 류현진에게 퀄리파잉 오퍼를 제시할까. 올해 후반기 부상에서 완벽하게 회복한 류현진의 가치와 미래를 어느 정도로 평가하느냐에 달려 있다. 퀄리파잉 오퍼를 제시받지 못하더라도 류현진이 다저스에 남을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류현진이 지난 20일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6차전에서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밀워키(미국 위스콘신주)=AP연합뉴스

2년 연속 월드시리즈 준우승에 머문 LA 다저스는 오프시즌 동안 대대적인 전력 변화를 꾀할 것으로 보인다.

2012년 NBA 스타 출신 매직 존슨이 포함된 구겐하임 파트너스가 구단을 인수한 이후 천문학적인 액수를 들여 팀 전력을 보강해 온 다저스는 6년 연속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정상에 올랐고, 포스트시즌에서는 2017년과 올해 연속 월드시리즈에 진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구단의 염원인 월드시리즈 우승컵은 한 번도 가져오지 못했다. 이번 겨울 큰 폭의 변화가 생길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다저스는 우선 2015년 지휘봉을 잡고 4년 동안 정규시즌을 성공적으로 이끈 데이브 로버츠 감독에 대한 내년 팀 옵션을 행사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주력 선수들 중에서는 매니 마차도, 브라이언 도저, 야스마니 그랜달, 라이언 매드슨, 류현진이 FA 자격을 얻는다. 주목할 것은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가 옵트 아웃 권리가 생겼다는 점이다. 커쇼도 이 권리를 행사하면 FA가 된다.

다저스는 이들 FA에 대한 퀄리파잉 오퍼(qualifying offer) 여부도 조만간 결정하게 된다. 퀄리파잉 오퍼는 월드리즈 종료 후 5일 동안 이뤄지는데, 29일(이하 한국시각) 월드시리즈가 종료됐으니 오는 11월 3일이 마감일이다. 퀄리파잉 오퍼를 받은 FA는 이후 일주일 동안 이를 받아들일지 여부를 선택해야 한다. 받아들이면 1년 1790만달러에 재계약하는 것이고, 거부하면 30개 어느 구단과도 자유롭게 협상을 벌일 수 있다.

퀄리파잉 오퍼 제도는 2012년 도입돼 올해가 7년째다. 금액은 당해 연도 연봉 상위 125명의 평균 연봉으로 산정되며, 올해는 1790만달러로 책정됐다. 이 금액은 2013년 1410만달러, 2014년 1530만달러, 2015년 1580만달러, 2016년 1720달러, 지난해 1740만달러로 매년 지속적인 상승세를 나타냈다.

퀄리파잉 오퍼를 받는다는 건 특급 FA라는 걸 의미다. 만일 해당 FA가 퀄리파잉 오퍼를 거부하고 다른 구단과 계약하면 원 소속구단은 다음 연도 신인 드래프트 지명권을 얻는다.

다저스 구단은 과연 류현진에게 퀄리파잉 오퍼를 행사할까. 최근 현지 언론들은 대부분 이에 대해 부정적인 전망을 내눴다. 그러나 MLB.com은 지난 27일 '다저스가 류현진에게 퀄리파잉 오퍼를 제시한다는 것은 실현 가능한 일'이라고 예상했다. 즉 다저스가 류현진에게 내년 1년 연봉으로 1790만달러를 주고 재계약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류현진이 1년 1790만달러의 가치가 있느냐의 평가 문제다. 만약 다저스가 퀄리파잉 오퍼를 제시해 류현진이 받아들인다면 규정대로 1년 1790만달러에 재계약해면 된다. 하지만 류현진이 퀄리파잉 오퍼를 제시받지 못하면 전 구단을 상대로 협상하면 된다. 물론 퀄리파잉 오퍼를 받고도 거절할 수 있는데 류현진이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 지는 미지수다. 고연봉을 받고 1년을 뛴 뒤 다시 대박을 노리든, 퀄리파잉 오퍼를 거부하고 상대적으로 낮은 연봉을 받더라도 다년 계약을 추진하든 전략과 선택의 문제다.


퀄리파잉 오퍼는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진행되는 게 대부분이다. 지난해까지 역대 53번의 퀄리파잉 오퍼 가운데 선수가 받아들인 것은 5번 밖에 없다. 특급 FA 평가를 받는 선수들은 연봉 수준이 퀄리파잉 오퍼에 다소 미치지 못하더라도 3년 이상의 다년 계약을 더 원하기 때문이다.

류현진은 2015~2016년 어깨 수술을 받고 거의 2년을 쉬었고, 올시즌에는 사타구니 부상을 입어 5월 초부터 8월 중순까지 3개월 넘게 재활에 매달렸다. 이러한 부상 경력은 류현진에게 불리하다. 그러나 부상에서 돌아온 뒤 9경기에서 4승3패, 평균자책점 1.88을 기록하며 완벽하게 재기했다. 전반기 초반 기록과 합치면 올시즌 15경기에서 7승3패, 평균자책점 1.97의 성적이다. 몸 상태, 구속, 구위, 제구력 등 모든 부분에서 '이상 없음'을 확인한 시즌이었다. 포스트시즌 들어서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디비전시리즈 1차전 선발로 나가 7이닝 무실점의 완벽한 투구를 하기도 했다. 리그챔피언십시리즈와 월드시리즈에서는 3경기 모두 5이닝을 채우지 못했지만, 두 번은 벤치의 성급한 교체였다는 지적이 있었다.

결국 류현진이 거친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다저스 구단이 얼마나 긍정적으로 평가하느냐에 달려 있다. 양측 모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류현진은 퀄리파잉 오퍼를 거부하거나 제시받지 못하더라도 다저스와는 얼마든지 협상을 할 수 있다.

최근 퀄리파잉 오퍼를 제시받은 선발투수 사례들을 보자. 2016년 필라델피아 필리스 제레미 헨드릭슨은 구단의 1720만달러를 받아들여 1년 계약을 했고, 2015년에는 LA 다저스 브렛 앤더슨이 1580만달러의 퀄리파잉 오퍼를 수용해 역시 1년 계약을 했다. 헨드릭슨의 경우 2014년 팔꿈치 수술을 받은 경력이 있고, 2015년과 2016년, 두 시즌 동안 21승22패, 평균자책점 4.11을 기록했다.

지난해 시카고 컵스 제이크 아리에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랜스 린은 1740만달러의 퀄리파잉 오퍼를 제시받았지만, 이를 거부하고 시장으로 뛰쳐나갔다. 아리에타는 필라델피아와 3년 7500만달러에 계약했지만, 린은 시장을 내내 살펴보다 만족스러운 조건을 제시받지 못하자 결국 해를 넘겨 지난 3월 스프링캠프 기간 미네소타 트윈스와 퀄리파잉 오퍼에 훨씬 못미치는 1200만달러에 1년 계약을 했다. 린의 경우 토미존 서저리를 받고 2016년을 통째로 쉰 뒤 2017년 33경기에서 11승8패, 평균자책점 3.43으로 재기에 성공했지만, 수술 경력이 다년 계약의 장애가 된 셈이다.

헨드릭슨과 린은 류현진과 같은 1987년생이다. 수술 경력이 있고, 부활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류현진이 참고할 만한 사례다. 다만 그들이 퀄리파잉 오퍼를 제시받을 당시 나이는 각각 29세, 30세였다. 류현진은 올해 31세다.

현지 언론들은 류현진이 다년 계약을 맺을 경우 평균 1000만달러 안팎의 연봉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류현진의 올시즌 연봉은 783만달러였다. 다저스는 류현진에게 퀄리파잉 오퍼를 제시하지 않더라도 다년 계약을 조건으로 충분히 협상을 해나갈 수는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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