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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의 미야자키 미니 캠프가 '신의 한 수'였던 이유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18-10-28 09:33 | 최종수정 2018-10-28 10:00


사진제공=두산 베어스

"확실히 기본기가 달라요"

두산 베어스 1군 선수단은 지난 26일 일본 미야자키 교육리그 일정을 마치고 귀국했다. 2군 선수단은 아직 남아있는 피닉스 교육리그 일정 소화를 위해 남아있고, 여기에 실전 감각 키우키에 나선 정수빈이 합류해 귀국을 며칠 미뤘다.

두산이 한국시리즈 준비를 위해 미야자키 출국을 택한 이유는 지난 2016년의 기억 때문이다. 당시에도 두산은 정규 시즌을 우승으로 마친 후 미야자키 교육리그에서 실전 경기를 치르고 한국시리즈에 임해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의 좋은 기억과 효과가 남았기 때문에 내린 결정이다.

교육리그의 최고 장점은 일본프로야구 선수들을 상대하면서 실전 감각을 유지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교육리그에는 일본프로야구 12개팀과 두산, 한화 이글스, 삼성 라이온즈 등 KBO리그 구단들 그리고 독립리그 한팀이 참가 중이다. 일본 팀들은 대부분 1.5~2군급 선수들이 출전한다. 나이가 어린 유망주 선수들이 주를 이루고, 감각 점검 차원에서 경기에 나서는 1군 베테랑 선수들도 적지 않다. 포스트시즌 진출팀들은 두산처럼 단기전 대비를 위해 교육리그 무대를 점검 기회로 쓰기도 한다.

실제로 본 상대 선수들의 수준은 만만치 않았다. 특히 투수, 야수 모두 기본기가 탄탄했다. 사실 유망주급 선수들이다 보니 타격 능력이 두드러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하나같이 수비만큼은 탄성을 자아내는 플레이가 여러 차례 나왔다. 이들이 타격까지 장착하면 1군 콜업이 되는 것이다. 두산의 베테랑 내야수 김재호도 "일본 선수들의 수비가 정말 대단하다. 송구도 정확하고, 풋워크나 기본 타구 처리, 다음 플레이 연결 등 모든 면에서 좋다"며 깜짝 놀랐다.

두산이 지난 2006년부터 12회째 교육리그에 참가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화려함보다 기본기를 중시하는 일본야구는 섬세함이 장점이다. 장타는 적어도, 기본을 놓치는 실수는 잘 안나온다. 두산 구단은 젊은 선수들이 이런 플레이를 직접 눈으로 보고, 몸으로 부딪히며 '기본'을 배우길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두산에서 꾸준히 좋은 야수들이 배출되는 것을 보면, 효과가 있다고 볼 수 있다.

또 한국시리즈를 앞둔 1군 선수들에게도 좋은 자극제가 됐다. 총 4번의 실전 경기를 치른 두산은 1승3패의 성적을 거뒀다. 사실 승패는 중요하지 않다. 타자들도 한국시리즈에 맞추기 위해 일부러 타격감을 끌어올리지 않는 모습이었다. 투수들도 스스로 구위 점검에 의의를 뒀다. 하지만 일본 선수들의 빠른 공을 상대하면서, 2주 넘게 떨어져있던 실전 감각을 다시 올렸다. 끈질기게 따라붙는 상대 선수들의 플레이에 경기 집중력과 긴장감도 모처럼 다시 맛봤다.

아무리 압도적인 성적으로 정규 시즌을 우승했어도, 기다리는 팀이 더 긴장된다. 그래서 두산은 더더욱 철저한 준비로 한국시리즈에 대비하고 있다.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미야자키 미니 캠프 효과는 한국시리즈 본 무대에서 어떤 효과를 발휘할까.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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