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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하우스가 몰라보게 달라졌어요(웃음)."
여러가지 과제를 안고 출발하는 양상문호다. 롯데는 올 시즌을 7위로 마치면서 가을야구의 꿈을 이뤄내지 못했다. 투-타 엇박자 속에 반등과 부진을 반복하는 롤러코스터 흐름이 계속됐다. 베테랑 선수들이 즐비하지만 이를 대체할 만한 신예들의 모습도 쉽게 찾기 어렵다. 마땅한 자원이 없는 선발진, 피로가 누적된 불펜, 외국인 선수 보강 등 여러가지 과제들이 양상문 감독의 머릿 속을 복잡하게 만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5일 부산에서 양상문 감독과 만나 각오와 구상을 들어봤다.
-13년 만에 다시 롯데에 돌아왔다.
잘 아는 선수들이라 편하다. 롯데는 야구 인생에서 마지막엔 꼭 한번 가고 싶은 팀이라고 생각했다. 지난 2004~2005시즌 감독 재임 때 못했던 것을 해보고 싶다는 꿈이 있었다. 그러던 차에 (감독직) 제안이 와서 기뻤다.
-당시 신예급 선수들이 이제 팀의 주축 선수가 됐다.
어린 제자들이 한국 야구를 이끄는 간판 선수가 됐다. 뿌듯하다. 오늘 그 선수들을 보니 13년의 세월이 느껴지더라. 이제 그 선수들이 나를 도와줘야 하지 않겠나(웃음).
-LG 단장직을 맡다 롯데로 왔다. 바깥에서 본 롯데는 어땠나.
단장직이 10개 구단 상황을 폭넓게 볼 수 있는 자리다. 롯데는 특별히 관심도가 높은 팀 아닌가(웃음). 투수 자원이 한정된 부분이 보완해야 할 부분 아닌가 싶다. 한 시즌을 끌어가기 위해선 투수 쪽에서 양적인 부분에서 보완이 필요하다.
-마운드 보완에 대해 강조를 많이 하고 있다.
건강하게 공을 던지는 투수들이 나와야 한다. 마운드 위에서 타자와 적극적으로 승부를 하는 선수들이 필요하다. 성적이 좋은 팀들에선 그런 투수들이 한 명 쯤은 존재한다. 현재 팀내 좌완 투수가 고효준 이 명우 정도다. 정태승, 한승혁 같은 젊은 선수들을 유심히 보고 있다. 이들 외에도 김건국, 이인복, 최하늘 같은 투수들도 유망한 자원이라 본다.
-최근 몇 시즌 간 피로가 누적된 불펜 투수들이 많다.
그래서 젊은 선수들이 성장하고, 그로 인해 선순환이 이뤄져야 한다. LG 시절 '전 투수의 필승조화'를 만들겠다고 한 적이 있다. 과장된 표현일 수도 있지만, 실질적으로 그렇게 되어야 한다.
-롯데 선수단 주축은 베테랑 선수들이다. 신예 육성도 중요하지만 이들도 잘 활용을 해야 하는데.
롯데는 인위적인 리빌딩보다 성적을 내야 할 상황이다. 그러기 위해선 기존에 포진한 기량이 좋은 선수들을 활용하고 빈자리를 2군 쪽에서 준비를 잘 해야 하지 않나 싶다.
-올 시즌 포수 자리가 약점으로 지적됐다.
올해 주전으로 뛰었던 선수들은 경험 면에선 부족했다. 한 시즌을 치르면서 경험을 쌓았다. 포수 자리에선 투수들에게 믿음을 주는게 중요하다. 마무리캠프에서 강도높게 훈련을 할 생각이다.
-3루수 자리도 마땅한 주전이 없었다.
외국인 선수를 어떻게 보강하느냐에 따라 내야진 구도가 달라질 것 같다. 외국인 선수는 내야수로 맞춰야 할 것 같다. 신본기는 유격수, 2루 중 어디로 가는게 좋은지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 문규현은 어깨 수술 여파 탓에 시즌 초 출전이 쉽지 않을 것 같다. 그런 부분을 감안해 외국인 선수를 데려와야 한다. 3루에는 한동희, 전병우가 있다. 전병우가 유격수 자리를 커버할 수 있을지를 봐야 할 것이다. 대체 자원은 분명히 존재한다. 어떻게 좋게 만들어갈지를 코칭스태프들과 논의하고, 마무리캠프에서 지켜봐야 한다.
-외국인 선수 연봉제한 문제가 걸릴 듯 한데.
내야수는 금액 면에서 큰 문제가 없다. 투수 자리가 문제다. 비싼 몸값을 가진 투수가 많지만 내야수 자리는 금액 면에서 여유가 있는 편이다.
-코칭스태프 개편이 이뤄졌는데.
새 구성은 마무리 단계다. 내부적으로는 어느 정도 정리가 되어 가는 단계다.
-육성, 리빌딩, 성적 등 여러가지 과제가 있다. 취임 첫 해 내용과 결과 모두 중요하게 느껴질 것 같다.
기간을 정해놓고 리빌딩을 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본다. 프로는 결국 성적이다. 매 시즌 성적을 내기 위한 준비를 해야 한다. 신생팀이든, 특이한 상황이 발생하면 리빌딩을 할 수도 있겠지만 롯데가 그 상황은 아니지 않나. 두산이 리빌딩을 인위적으로 하는게 아니다. 계속 좋은 선수들이 나와 선순환이 되는 것이다. 젊고 건강한 선수단들의 기량을 끌어 올려 자연스럽게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게 중요하다. 선수단-프런트 간 소통, 시스템화가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공교롭게 이동욱 NC 다이노스 감독 취임식이 같은 날짜에 잡혔다.
(취임 후) 전화가 왔다. 이동욱 감독이 현역 생활을 마친 뒤 내가 코치(롯데 2군 수비 코치)로 전환을 시켰다. 당시 '코치로는 너무 젊은 것 아니냐'는 의견이 많았다. 하지만 능력이 있다고 생각해 기용했다. 이제 팀을 이끄는 위치까지 온 걸 보니 기분이 좋다. 몇 년전 김경문 감독께 '형님이 최고참'이라고 말한 적이 있는데, 어쩌다보니 이제 내가 최고참이 됐다(웃음).
-언젠가 오고자 했던 롯데로 돌아왔다. 가장 이루고 싶은 것은.
우승이다. 그것 밖에 없다. 예전처럼 팀을 재건하는 상황에서 부임한게 아니다. 좋은 선수들이 존재할 때 좋은 성적을 내야 한다. 부산 시민, 롯데 팬들이 원하는 가을야구를 향한 갈망은 꼭 채워드리고 싶다.
부산=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