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에 몰린 한화 이글스의 선택은 '파격'이다.
한화는 23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갖는 넥센 히어로즈와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 선발 투수로 박주홍을 예고했다. 올해 2차 14순위로 한화에 입단한 박주홍은 불펜 요원으로 프로 첫 시즌을 보냈다. 22경기에 나서 1승1패, 평균자책점 8.68이었다. 2군리그에서는 18경기 1승3패4홀드, 평균자책점 8.35다. 2군에서 6차례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바 있다.
박주홍의 선발 등판 소식에 설왕설래가 오갔다. 1이닝 이내의 아주 짧은 이닝만 던지게 한 뒤 투수를 교체하는 일명 '위장 선발'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최근 메이저리그에서 유행한 '오프너' 전략이라는 시각도 있었다. 결국 박주홍이 많은 이닝을 소화하지 못할 것이 유력한 가운데, 한용덕 한화 감독이 두 번째 투수로 누구를 결정할 것인지에 대한 의견이 오갔다.
이에 대해 허구연 MBC 스포츠 플러스 해설위원은 "한용덕 감독이 여러가지 수를 종합해 결정을 내렸을 것"이라며 "당장 승리가 중요한 경기다. 그러나 승리 이후의 행보에 대한 구상도 지도자 입장에선 펼칠 수밖에 없다. 그런 부분들이 (박주홍의) 선발 등판 결정에 영향을 끼치지 않았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상황이 좋지 않다면 모든 투수들이 일찍 대기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민철 MBC 스포츠 플러스 해설위원은 "사실 어제까지 데이비드 헤일이 오늘 선발 등판할 것이라고 보고 준비를 했는데, (박주홍 선발 소식에) 자료를 모두 새로 찾았다"고 웃었다. 그는 "헤일이 3일 전 102개의 공을 던진 상황이기에 (긴급한 상황이라면) 마운드에 오를 수는 있을 것"이라면서도 "(당초 4차전 선발로 예상됐던) 김민우가 마운드에 오를 가능성도 생각해 볼 만하다"고 덧붙였다.
무게는 김민우 쪽으로 기우는 모습이다. 한용덕 감독은 "헤일의 경우 투입에 대한 생각을 해봤으나, 선수 본인이 이런 방식으로 나간 적이 한 번도 없어 난색을 표했다"고 밝혔다. 그는 "불펜 상황 때문에 공격에서 다득점으로 승부를 볼 수 있게 준비했다"고 밝혔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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