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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지난달 18일(이하 한국시각) 류현진이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경기에서 7이닝 4안타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을 때 "류현진은 항상 큰 경기에서 강했다(He's always been a big game pitcher)'고 극찬했다. 당시 콜로라도전은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선두 싸움에 있어 매우 중요한 경기였다. 결국 다저스는 류현진의 호투를 앞세워 8대2로 승리를 거두고 0.5경기차 지구 선두로 올라섰다. 다저스가 지난 3일 순위 결정전(tie-breaker)서 콜로라도를 물리치고 6년 연속 지구 우승을 차지했으니, 류현진의 공이 결코 작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포스트시즌 들어 류현진의 직구(포심+투심) 스피드는 조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구정보 사이트 브룩스베이스볼(BrooksBaseball.net) 자료를 보면 류현진의 직구 평균 스피드는 디비전시리즈 1차전에서 92.1마일(148.2㎞), 리그챔피언십시리즈 2차전서 91.9마일(147.9㎞)이었다. 앞서 9월 24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과 29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 즉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 2경기에서 직구 평균 스피드는 90.9마일(146.3㎞)이었다. 포스트시즌 들어 1.75㎞ 정도 증가한 것이다. 또한 컷패스트볼(커터)의 평균 스피드도 정규시즌 87.5마일(140.8㎞)에서 88.4마일(142.3㎞)로 1.5㎞ 나왔다.
스피드는 상대타자에 따른 완급 조절을 감안하면 1~2㎞ 정도는 투수가 조절할 수 있다. 류현진이 포스트시즌서 스피드에 좀더 신경쓰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포스트시즌 2경기서 구종별 비중은 직구와 커터가 68.2%, 체인지업과 커브가 31.8%였다.
결국 관건은 류현진이 스스로 지적한대로 제구력이다. 이날 밀워키와의 2차전서 류현진이 5회말 난타를 당한 것은 커터였다. 1사후 올랜도 아르시아에게 홈런을 맞을 때 던진 초구 142㎞ 커터는 한복판으로 몰린 실투였다. 투수 웨이드 마일리의 중전안타는 148㎞ 직구였고, 이어 로렌조 케인에게 얻어맞은 좌측 라인드라이브 2루타 역시 140㎞ 한복판 커터였다. 이날 류현진의 투구수는 72개였다. 만일 5회 아르시아에게 홈런을 맞은 뒤 안정을 찾아 더이상 주자를 내보내지 않았다면 5회를 넘어 6~7회까지도 던질 수 있었다.
류현진은 "다음 경기에서는 좀더 집중하겠다"고 다짐했다. 16~18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리는 3~5차전서 어느 한 팀이 스윕을 하지 않는 이상 류현진은 20일 원정 6차전 선발로 나선다. 6차전은 시리즈를 결정짓는 경기가 될 수 있다. 그야말로 '빅 게임'인 것이다. 스피드를 한껏 끌어올린 류현진이 제구에 좀더 신경쓰겠다고 한 이유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