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강정호 전격 빅리그 콜업, 신시내티 3연전 대기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8-09-28 11:29


◇피츠버그 강정호.Dilip Vishwanat/Getty Images/AFP ⓒAFPBBNews = News1

음주운전 사고 여파로 장기 침체기에 빠졌던 강정호(31·피츠버그 파이리츠)가 무려 2년 만에 메이저리그에 다시 서게 됐다. 피츠버그 구단이 결단을 내린 것이다.

피츠버그 구단은 28일(한국시각) 구단 트위터 등을 통해 "강정호가 29일 팀에 합류하게 됐다. 신시내티 레즈와의 원정 3연전에 나가게 된다"고 밝혔다. 강정호는 이미 선수단과 함께 신시내티로 넘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피츠버그는 29일부터 10월1일까지 원정 3연전을 앞두고 있다. 만약 강정호가 이 3연전에 출전한다면 2016년 10월 이후 2년 만에 빅리그 복귀전을 치르는 셈이다. 강정호의 가장 최근 메이저리그 출전 경기는 지난 2016년 10월3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전이었다.

강정호에게는 매우 중요한 의미가 걸려 있는 복귀전이다. 이미 포스트시즌에 탈락한 피츠버그는 다분히 강정호의 현재 상태를 평가하려는 목적으로 엔트리 합류를 결정했다. 잔여경기의 승패가 별로 큰 의미가 없는 상황에서 최근 수 년간 팀의 '뜨거운 감자'와 같았던 강정호를 원정경기에 참여시켰기 때문이다.

이는 강정호의 계약 관계 때문이다. 강정호는 2015년 피츠버그와 4+1년 계약을 맺었다. 기본 4년 계약은 올해로 만료된다. 이제 남은 건 '+1년' 옵션이다. 만약 피츠버그가 강정호를 내년에도 팀에서 뛰게 하려면 550만달러를 지급해야 한다. 반대로 계약 연장을 포기하면 강정호에게 25만달러만 주면 된다. 금액 차이가 22배나 되기 때문에 당연히 구단으로서는 냉철하게 현재 강정호의 몸상태와 기량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결국 이번 신시내티 원정은 강정호에게는 계약 연장을 위한 일종의 '오디션'이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사실 피츠버그는 강정호에게 여전히 호의적이다. 2015~2016시즌에 강정호가 좋은 활약을 펼치며 팀 안팎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2시즌 동안 강정호는 타율 2할7푼3리에 36홈런, 120타점으로 공수에서 맹활약했다. 하지만 2016년 말 한국에서 음주운전 사고를 내며 몰락했다. 이 사고 여파로 미국 취업비자를 받지 못하는 바람에 2017시즌을 그냥 날렸다.

올해도 시즌이 시작된 후에야 간신히 취업 비자를 받고 미국에 건너가 마이너리그에서 몸을 만들고 있었지만, 손목을 다쳤다. 결국 8월4일 왼쪽 손목 수술을 받기도 했다. 이후 꾸준히 재활에 매진해 온 강정호는 지난 27일 플로리다 브래든턴 교육리그 경기에 출전하며 재활 완료를 알렸다. 이런 모습을 보고 피츠버그도 향후 강정호와의 재계약 여부를 타진하기 위해 콜업한 것이다.

지금 강정호가 완전한 기량을 펼치기는 어렵다. 강정호 본인도 알고, 구단도 아는 일이다. 하지만 '가능성'을 보여줄 수는 있다. 예전 기량을 회복할 수 있다는 것만 증명하면 피츠버그는 재계약 카드를 내밀 가능성이 크다. 그만큼 공격력 강한 내야수에 대한 애착이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재계약이 안될 수도 있다. 현지 언론은 "피츠버그가 (비용 절감을 위해) 바이아웃 25만달러를 준 뒤에 강정호에게 다른 계약을 제시할 수도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부상 이력 등을 감안했을 때 550만달러가 너무 많다고 판단되면 일단 구단이 바이아웃을 선언한 뒤에 새로운 형태의 계약을 추진하는 형태다. 2년 이하 기간에 연평균 100~200만달러 정도가 될 가능성이 있다.


어쨌든 강정호에게는 좋은 기회다. 피츠버그 뿐만 아니라 다른 구단들에게도 자신의 현재 기량과 상태를 알릴 수 있는 무대이기도 하다. 피츠버그와 재계약에 실패하면 강정호는 FA로 모든 팀과 협상을 벌일 수 있다. 일본에도 갈 수 있다. 다만 국내로 컴백하려면 전 소속팀인 넥센 히어로즈로 와야 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바로가기스포츠조선 영상 보러가기]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