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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찬의 역투가 빛났다.
최대 고비는 1회였다. 1회말 이용찬은 무려 44개의 공을 던지며 7명의 타자를 상대했다. 선두타자 박해민에게 선제 솔로 홈런을 허용한 이후 흔들리기 시작했다.
구자욱에게 볼넷을 내줬고, 3번타자 김헌곤과 무려 10구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다. 김헌곤은 2B1S에서 6구 연속 파울을 쳐내며 집요하게 이용찬을 괴롭혔고, 결국 주자를 진루시키는 내야 땅볼로 아웃됐다. 강민호까지 유격수 땅볼로 처리한 이용찬은 2사 3루에서 박한이를 자동 고의4구로 거르고 최영진과의 승부를 선택했다.
선취점을 허용하기는 했지만 이닝을 거듭할 수록 투구 내용이 좋아졌다. 2회 무사 1루에서 실점 없이 넘긴 이용찬은 3회에도 2사 1루에서 첫 타석 적시타를 맞았던 최영진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1회 이후 6회에 다시 위기가 찾아왔다. 1사에 대타 최원제와 손주인에게 연속 안타를 맞으면서 주자 1,2루에 몰렸다. 두산이 3-2로 단 1점 앞서는 상황이었다.
이용찬은 김성훈과의 2B1S 불리한 싸움에서 풀카운트까지 끌고 갔고, 결국 인필드플라이를 잡는데 성공했다. 이어 이날 홈런이 있었던 박해민까지 낫아웃 삼진 처리하며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쳤다. 6회까지 110개가 넘는 공을 던지며 자신의 몫은 다 하고 물러났다. 두산이 승리하면서 이용찬의 승리 요건도 지켜졌다.
이용찬은 올 시즌 삼성전, 특히 대구구장에서 결과가 좋지 않았다. 앞서 삼성전에 2번 등판해 1승1패 평균자책점 11.17을 기록했다. 특히 6월 22일 대구 원정에서 3⅔이닝 동안 10안타(2홈런) 10실점으로 난타를 당했던 좋지 않은 기억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1회말에 선취점을 허용할 때까지만 하더라도 우려가 컸지만 끝내 스스로 이겨냈다.
대구=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