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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 선수 선발 과정서 촉발돼 금메달 획득 이후까지 진행되고 있는 이른바 '아시안게임 야구선수 병역 혜택 논란'이 시즌이 재개된 후에도 좀처럼 잦아들지 않고 있다.
KBO는 아시안게임이 끝난 뒤에도 대표팀 선발의 공정성과 리그 중단에 관해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지난 5일 "2022년 9월 열리는 항저우대회부터 아시안게임에 한해서는 리그를 중단하지 않겠다"고 서둘러 발표했다. 아시안게임에 일본과 대만은 실업 선수들로 대표팀을 꾸려 출전하는데 우리만 프로 최고의 선수들로 구성한다는 게 명분이 별로 없다는 사실은 차치하더라도, 적어도 아시안게임이 프로 선수들의 병역을 해결해 줄 무대가 될 수 없다는 여론에 공감을 표시한 것이나 다름없다.
잦아들 줄 모르는 이른바 '오지환 사태'에 대해 발등에 불이 떨어진 쪽은 지금까지는 대한체육회와 병무청 등 관련 기관과 프로야구를 총괄하는 KBO 정도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오지환의 소속 구단인 LG 트윈스는 사실 이와 관련해서 취할 수 있는 조치가 사실 없다. 오지환을 향한 여론이 악화된 상황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1군 엔트리에서 말소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일부 이야기가 나오지만 LG가 일부러 그럴 필요는 없다. 문제의 핵심은 그의 경기 출전 여부가 아니기 때문이다.
LG 그룹은 1990년 전신 MBC 청룡을 인수해 '트윈스'라는 이름으로 리그에 참가한 이후 서울 팬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KBO리그를 대표하는 구단으로 자리잡았다. 비록 한국시리즈 우승은 1994년 이후 24년간 차지하지 못했지만, 관중 동원에서는 최강의 입지를 다져 왔다. 여기에는 야구단에 애착이 큰 오너 일가의 정성도 한몫하고 있다. 오랫동안 구단주를 맡았던 고 구본무 회장은 생전에 매년 봄 경남 진주의 외가로 LG 선수단을 초청해 '단목 행사'를 열어 우승을 기원하고 선수들을 응원하기도 했다.
비즈니스 측면에서 트윈스 야구단이 LG 그룹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으나, LG의 그룹 이미지를 높이고 끈끈한 관계를 유지왔다는 점은 분명한 사실이다. 이 때문에 이번 오지환 논란과 관련해서 LG는 구단 차원에서 더욱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분위기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