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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환 논란', LG 구단이 할수 있는게 있을까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8-09-07 14:02


아시안게임 직후에도 '오지환 논란'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지만, 정부나 KBO 차원의 조치 이외에 그의 소속팀인 LG 트윈스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다는 게 중론이다.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대표팀 선수 선발 과정서 촉발돼 금메달 획득 이후까지 진행되고 있는 이른바 '아시안게임 야구선수 병역 혜택 논란'이 시즌이 재개된 후에도 좀처럼 잦아들지 않고 있다.

지난 2일 아시안게임이 폐막한 직후 정부와 대한체육회 등 관련 기관에서 병역특례제도를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KBO와 각 구단들도 상황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선수는 LG 트윈스 오지환이다. 이번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 혜택을 받게 된 선수는 오지환, 삼성 라이온즈 박혜민, 두산 베어스 함덕주 박치국, 넥센 히어로즈 김하성 이정후 최원태, 삼성 라이온즈 최충연, NC 다이노스 박민우 등 9명이다.

그러나 비난의 화살은 유독 오지환에게 몰리고 있다. 이유는 이렇다. 앞서 최근 몇 년 동안 상무 또는 경찰 야구단에 입대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이를 외면하고 아시안게임 대표팀 발탁에 '모험'을 걸었고, 또한 대회에 출전해서는 별다른 활약도 없이 '무임승차'에 가까운 형태로 금메달을 손에 쥐어 병역 혜택을 받게 됐다는 것이다. 법과 규정을 어기지는 않았지만, 기울인 노력과 실력에 비해 과한 대접을 받는다는 것이 비난의 본질이다.

KBO는 아시안게임이 끝난 뒤에도 대표팀 선발의 공정성과 리그 중단에 관해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지난 5일 "2022년 9월 열리는 항저우대회부터 아시안게임에 한해서는 리그를 중단하지 않겠다"고 서둘러 발표했다. 아시안게임에 일본과 대만은 실업 선수들로 대표팀을 꾸려 출전하는데 우리만 프로 최고의 선수들로 구성한다는 게 명분이 별로 없다는 사실은 차치하더라도, 적어도 아시안게임이 프로 선수들의 병역을 해결해 줄 무대가 될 수 없다는 여론에 공감을 표시한 것이나 다름없다.

잦아들 줄 모르는 이른바 '오지환 사태'에 대해 발등에 불이 떨어진 쪽은 지금까지는 대한체육회와 병무청 등 관련 기관과 프로야구를 총괄하는 KBO 정도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오지환의 소속 구단인 LG 트윈스는 사실 이와 관련해서 취할 수 있는 조치가 사실 없다. 오지환을 향한 여론이 악화된 상황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1군 엔트리에서 말소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일부 이야기가 나오지만 LG가 일부러 그럴 필요는 없다. 문제의 핵심은 그의 경기 출전 여부가 아니기 때문이다.

오지환은 지난 4일 시즌이 속개된 이후 이전처럼 선발 유격수로 출전하고 있다. 또한 최근 3경기 연속 안타를 치는 등 컨디션은 그리 나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오지환의 활약상과는 별도로 지금의 논란이 지속되는 게 LG로서는 좋을 것이 하나도 없다.

LG 그룹은 1990년 전신 MBC 청룡을 인수해 '트윈스'라는 이름으로 리그에 참가한 이후 서울 팬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KBO리그를 대표하는 구단으로 자리잡았다. 비록 한국시리즈 우승은 1994년 이후 24년간 차지하지 못했지만, 관중 동원에서는 최강의 입지를 다져 왔다. 여기에는 야구단에 애착이 큰 오너 일가의 정성도 한몫하고 있다. 오랫동안 구단주를 맡았던 고 구본무 회장은 생전에 매년 봄 경남 진주의 외가로 LG 선수단을 초청해 '단목 행사'를 열어 우승을 기원하고 선수들을 응원하기도 했다.

비즈니스 측면에서 트윈스 야구단이 LG 그룹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으나, LG의 그룹 이미지를 높이고 끈끈한 관계를 유지왔다는 점은 분명한 사실이다. 이 때문에 이번 오지환 논란과 관련해서 LG는 구단 차원에서 더욱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분위기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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