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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카르타 포인트]'외딴 섬'이 되어버린 OH,'모른 척' 하는 SUN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8-08-31 09:21


30일 오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야구장에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야구 슈퍼라운드 한국과 일본의 경기가 열렸다. 1회초 한국 선동열 감독이 삼진아웃 된 김재환을 지켜보고 있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2018.08.30/

그 많은 논란을 감수하면서까지 뽑았다면, 오히려 보란 듯 전면에 내세워 여론을 납득시켜야 했다. 선수를 걱정한다면 함께 전면에 나와 비난의 화살을 나눠지는 편이 좋았을 것이다. 하지만 어쩐지 선발 후 멀리 떨어진 채 방치 하고 있다는 인상이 짙다. 그러는 사이 선수는 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캐릭터가 되고 말았다.

사상 첫 야구대표팀 전임감독인 선동열 감독과 '병역기피 논란'의 두 주역 중 한 명인 오지환. 선 감독은 오지환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또 오지환은 선 감독에게 어떤 존재인 걸까.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야구 결승에 오른 현 시점에 오지환은, 선 감독에게 정말 고마워하고 있을까.

한국 야구대표팀은 지난 30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GBK 야구장에서 열린 일본과의 슈퍼라운드 1차전에서 5대1로 이겼다. 의미가 큰 승리다. 이로써 한국은 31일 중국전에 이기기만 하면 무조건 결승에 오른다. 1대0이든 10대0이든 상관없다. 중국이 전세계적인 스포츠 강국이긴 하나 야구에 본격적인 관심을 둔 것은 불과 얼마 되지 않는다. 수준 차이가 현격하다. 패배는 상상조차 어렵다.

그런데 이 경기는 '결승 확정게임' 말고도 다른 의미를 지닐 수 있다. 이미 상당히 늦긴 했지만, 그래도 선 감독이 오지환을 전면으로 내세울 수 있는 마지막 찬스다. 1회부터 선발로 출전시켜 경기 끝까지 뛰게 한 뒤 선수와 함께 믹스트존에 나와 선수 선발의 이유가 이러했다고, 그간 쏟아진 여론의 비판에 대해서는 이런 생각이라고. 마지막으로 책임은 감독이 지니 선수를 보호하고 대표팀의 금메달을 함께 기원해달라고 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30일 오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야구장에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야구 슈퍼라운드 한국과 일본의 경기가 열렸다. 박해민, 임찬규, 오지환이 덕아웃에서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2018.08.30/
여론 뿐만 아니라 대표팀 내에서도 점점 '외딴 섬'이 되고 있는 오지환에게도 반드시 이런 식의 무대가 필요한 건 마찬가지다. 지난 30일 일본전 때 오지환은 덕아웃 한쪽에 투수들이 있는 곳에서 동료들을 응원하고 있었다. 이미 벤치 중심에서 거기까지 이동한 것이다. 야구 선후배 사이는 여전히 돈독하지만, 자신에게 쏠린 시선과 비난에 지친 나머지 오지환 스스로 조금씩 겉으로 빠져나간 듯 하다.

그간 뭔가 해볼 게 없어서다. 만약 예선전 때 동료들과 승리를 만드는 과정의 중심에 있었다면 논란과 상관없이 한 팀으로 녹아들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하필 도착 직후 장염과 고열 증세가 생기는 바람에 지금까지 이렇다 할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다. 홍콩과의 1차라운드 최종전에 8회말 대수비로 나와 2이닝 동안 1타수 1안타 1볼넷 2득점이 전부.

선 감독은 대만전 패배 후 여유가 완전히 사라지고 코너에 몰린 이후 사실상 오지환을 외면하고 방치하는 중이다. '승리'가 중요하기 때문에 다른 선수부터 찾는다. 이건 스스로 오지환의 활용도가 적다는 걸 입증하는 실수다. 장염이나 고열은 이유가 될 수 없다. 오지환은 그 이후 실전에서 안타도 쳤고, 같이 앓아 누웠던 김하성은 일본전 선제 결승 홈런을 날렸다. 그런 이유로 중국전의 라인업 발표가 자못 기대된다. 과연 SUN은 OH를 돌아볼까.


자카르타(인도네시아)=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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