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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연속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이 유력하다던 LA 다저스는 현재 위기다.
이날 류현진 선발 경기도 마찬가지였다. 다저스는 1-3으로 뒤진 4회말 선두 야스마니 그랜달의 볼넷, 크리스 테일러의 좌익선상 2루타로 무사 2,3루를 맞았다. 점수차를 좁히거나 동점을 만들 수 있는 절호의 기회. 다음 타자는 8번 야시엘 푸이그였다. 푸이그가 타석에 들어서자 9번 류현진이 덕아웃에서 헬멧을 쓰고 타격 준비에 들어갔다. 그런데 또다른 타자 브라이언 도저가 대기 타석에서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었다. 다저스 벤치의 작전이 읽히는 장면. 푸이그가 한 점이라도 불러들이면 류현진을 그대로 내보내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도저를 대타로 투입하겠다는 것이었다.
푸이그가 세인트루이스 선발 다니엘 폰세데레온에게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자 예상대로 류현진은 헬멧을 벗고 그대로 벤치에 앉아 경기를 지켜보는 처지가 됐다. 그러나 오히려 상황은 악화됐다. 도저마저 삼진으로 물러났고, 1번 작 피더슨도 외야 플라이로 아웃돼 다저스는 한 점도 뽑지 못하고 기회를 날려버렸다. 더 던질 수 있는 선발은 이제 쓸 수 없게 됐고, 대타 작전은 최악의 결과를 낳아 덕아웃 분위기는 더욱 가라앉았다. 다저스는 이후 불펜진이 추가 실점을 해 더욱 어려운 경기가 됐다.
우드의 투구수는 71개, 이날 류현진의 투구수는 72개였다. 다저스 불펜진은 이틀 연속 실점을 했고, 타선은 집중력을 잃었다. 아직 페넌트레이스가 한 달 이상 남았는데도, 선발투수의 조기 강판이 빈번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다저스에서 자신이 원하는 만큼 던질 수 있는 선발투수는 클레이튼 커쇼 밖에 없다. 나머지 선발들은 4회 정도가 되면 상황에 따라 언제 바뀔 지 모르기 때문에 마음 편히 던질 수 있는 입장이 못된다. 다저스 선발진 평균자책점은 3.25로 내셔널리그 1위지만, 불펜진은 3.91로 7위에 처져 있다. 하지만 선발보다는 불펜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