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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맨 변신 강승호, "이제부터 즐기면서 하겠다"고 한 이유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8-08-01 17:44


SK 와이번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2018 KBO 리그 경기가 1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예정된 가운데 SK 선수단이 훈련을 펼쳤다. 트레이드로 SK 유니폼을 입은 강승호가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인천=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8.08.01/

"감독님 첫 말씀이요? '무조건 즐겨라! 였어요."

2018년 공식 트레이드 마감일이었던 7월31일 오후, 깜짝 트레이드가 한건 발표됐다. SK 와이번스와 LG 트윈스가 투수 문광은과 내야수 강승호를 서로 주고 받았다. 특히 LG가 2013년 1라운드로 영입해 공들여 키우고 있던 내야 유망주 강승호를 내준 건 상당히 파격이었다. 만 24세의 강승호는 군 복무도 일찍 마쳐 쉽게 내놓기 어려운 카드였다. 하지만 LG는 과감히 강승호를 떠나보냈다. 그만큼 투수진 보강이 절실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트레이드 소식에 가장 놀란 건 강승호 본인이었다. 1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SK 유니폼을 입고 만난 강승호는 트레이드 발표 직후 심경에 관해 "무척이나 얼떨떨했다. 내게는 이런 일(트레이드)이 안 생길 줄 알았는데, 막상 소식을 듣고 나니까 정말 당황스러웠다"는 소감을 밝혔다.


SK 와이번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2018 KBO 리그 경기가 1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예정된 가운데 SK 선수단이 훈련을 펼쳤다. 트레이드로 SK 유니폼을 입은 강승호가 수비훈련을 마치고 손지환 코치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인천=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8.08.01/
이렇게 낯선 감정과 환경의 변화에 어리둥절 한 강승호에게 SK 트레이 힐만 감독은 "무조건 즐기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실제로 힐만 감독은 이날 넥센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강승호에 대해 "새 구단에 적응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이틀 정도 적응할 시간을 줄 생각이다. 선수에게 어렸을 때 시작했던 마음으로 다시 하라고 했다"고 전했다.

강승호는 "아까 감독님 방에 들어가서 처음 면담을 했는데, 즐기라는 말씀을 하셨다. 그 말을 듣고 생각해보니까 '내가 그동안 너무 결과에만 얽매여서 한 게 아닌가'라는 반성이 들었다. 이제부터는 즐기면서 좀 재미있게 하려고 한다"며 새 팀에서의 각오를 전했다.

사실 강승호는 LG에서도 꽤 많은 기회를 얻었던 선수다. 입단 직후 경찰청에서 군 복무를 해결하고 2016년부터 조금씩 1군 무대에 나서기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85경기에 나와 타율 2할5푼에 5홈런 31타점을 기록했고, 올 시즌 초반까지도 주전급으로 출전 기회를 얻었는데, 타격이 뒷받침되지 않는 바람에 결국 5월1일자로 2군에 내려갔다. 그리고는 다시 올라오지 못했다.

그런 경험을 한 뒤 강승호는 2군에서 타격 훈련에 집중했다. 강승호는 "이전까지는 소위 '공보고 공 치는' 스타일이었다. 감각에만 의존해 타격을 하다 보니 한계가 있었다. 상대 배터리의 노림수나 수싸움에서 자꾸 밀렸다"라면서 "2군에서 황병일 코치님에게 노림수와 결단력에 관해 많은 조언을 들었고, 그 부분을 집중적으로 훈련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강승호는 LG 구단과 팬에 대한 아쉬운 마음을 전했다. 그는 "LG에서 많은 기회를 받았는데, 내가 제대로 못 잡아서 죄송한 마음 뿐이다. LG에서 해내지 못했던 것들을 새 팀에서는 잘 하고 싶다. 홈런에도 욕심이 나는데, 일단 힐만 감독님은 출루율에 중점을 두자고 하셨다. 수비적인 면이나 공격적인 면에서 팀에 도움이 되겠다"고 이적 후 첫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인천=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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