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홈런왕 경쟁이 전반기와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뭐니뭐니해도 로맥의 장타력에 눈길이 쏠린다. 로맥은 지난 28일 NC전서 로건 베렛과 최성영을 상대로 2홈런을 몰아치더니 29일에는 1회초 이재학의 123㎞짜리 높은 체인지업을 끌어당겨 왼쪽 담장을 훌쩍 넘어가는 솔로포를 쏘아올렸다. 후반기 들어 12경기에서 6홈런을 추가했다.
로맥은 홈런 1개를 치는데 소요되는 평균 타석수, 즉 홈런 당 타석수가 12.18개로 경쟁자 5명 가운데 최 정(11.94개) 다음으로 적다. 즉 최 정에 이어 두 번째로 홈런을 자주 친다는 이야기다. 최 정은 지난 24일 두산과의 경기에서 2루에서 3루를 돌아 홈으로 쇄도하다 허벅지 부상을 입어 3주 진단을 받았다. 아시안게임 브레이크(8월 17일~9월 3일) 이전 복귀가 불가능하다. 8월 16일까지 각 팀은 14개를 치른다. 로맥을 비롯한 홈런 경쟁자들이 14경기에 출전할 수 있다는 것인데, 그만큼 최 정으로서는 손해다.
김재환의 경우 후반기 12경기에서 4홈런을 추가했다. 국내 최대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는데다 후반기 페이스가 떨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로맥과의 차이는 더 벌어질 수 있다. 로맥은 펜스 거리(좌우 95m, 중앙 120m)가 가장 짧은 편에 속하는 문학구장이 홈이기 때문에 경쟁자들보다 분명 유리하다. 로맥은 올시즌 홈경기에서 14홈런, 원정경기에서 20홈런을 터뜨려 원정에서 훨씬 많은 홈런을 때렸다. 즉 펜스 거리가 로맥의 홈런 페이스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홈경기 이점은 분명히 존재한다.
로맥은 지난해 5월 입단해 102경기에서 31홈런을 날리는 괴력을 과시했다. 올시즌 전문가들이 홈런왕 예상에서 로맥을 빼지 않은 이유다. 여기에 로맥은 올시즌 한층 정교한 타격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타율은 2할4푼2리, 올시즌 타율은 3할3푼에 이른다. 유인구에 속는 확률이 작아지면서 배트 중심에 맞히는 타격 능력이 향상됐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