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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만의 홈런' 두산 오재일, 오랜 기다림에 응답할 시간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18-07-26 10:33


25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KBO리그 SK 와이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 3회 두산 오재일이 SK 산체스를 상대로 솔로홈런을 날렸다.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는 오재일. 인천=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8.07.25/

모두에게 반가웠던 홈런이다. 두산 베어스 오재일이 다시 달린다.

두산은 지난 25일 인천 SK 와이번스전에서 5대11로 대패했다. 여러모로 씁쓸한 패배지만, 그래도 소득은 있었다. 바로 오재일이 살아났기 때문이다.

이날 8번-1루수로 선발 출전한 오재일은 3타수 3안타(1홈런) 1볼넷 1타점으로 팀내 최고 활약을 펼쳤다. 팀이 0-7로 뒤진 3회초 SK 앙헬 산체스의 무실점 행진을 깨는 솔로 홈런을 터뜨렸고, 5회에도 무사 1루에서 1,2루를 만드는 우전 안타를 보탰다. 이후 타석에서도 볼넷과 안타를 추가한 오재일은 침체된 타선에 활력을 불어넣으며 고군분투했다.

이날 오재일이 산체스를 상대로 기록한 홈런은 한달만에 1군 경기에서 친 홈런이다. 지난 6월 26일 NC 다이노스전에서 시즌 10호 홈런을 터뜨린 이후 오랜만에 손맛을 봤다. 3안타 경기도 무척 오랜만이다. 지난 5월 6일 LG 트윈스전에서 5타수 4안타(2홈런) 4타점을 기록한 이후 '멀티 히트' 경기가 2차례 뿐이었고, 3안타 경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올 시즌 오재일은 예상치 못한 타격 슬럼프에 빠져있다. 그가 본격적으로 1군 무대에서 자리를 잡은 이후에는 치명적인 슬럼프다. 오재일은 지난 2016~2017시즌 두산의 주전 멤버로 뛰며 '커리어 하이'를 써내려갔다. 2016시즌 처음으로 100경기 이상을 소화했고, 120안타-27홈런-92타점 활약을 펼쳤다. 그리고 지난해에도 128경기를 뛰면서 126안타-26홈런-89타점으로 중심 타자로서의 몫을 톡톡히 해냈다.

오재일의 진짜 강점은 가을 무대에서 나왔다. 지난해 포스트시즌 무대에서 팀내 가장 '미친' 타격감을 보여준 선수가 바로 오재일이다. NC 다이노스와의 플레이오프 4경기에서 15타수 9안타 타율 6할에 5홈런-12타점을 휘둘렀다. 플레이오프 MVP(최우수선수)까지 수상했다.

한국시리즈에서도 비록 팀은 1승4패 준우승에 그쳤지만, 오재일은 19타수 6안타 타율 3할1푸6리-1홈런-3타점을 기록했다.

당연히 올 시즌에 대한 기대치가 높을 수밖에 없었다. 오재일은 스프링캠프에서도 꾸준히 좋은 타격을 유지해 투수 이용찬과 함께 캠프 MVP로 선정되는 등 2018시즌에 대한 가능성을 높였다.


하지만 예상밖에 찾아온 슬럼프는 길었다. 현재까지 오재일의 타율은 2할2푼3리(229타수 51안타)에 11홈런-41타점에 그쳐있다. 2군에도 6월과 7월에 한번씩 2차례나 다녀왔다.

좀처럼 슬럼프를 탈출하지 못하는 사이, 팀의 구상도 달라졌다. 지난 시즌 활약도를 감안하면 오재일은 붙박이 1루수-중심 타선을 맡아줘야 한다. 올 시즌 출발도 계획대로 했지만, 타격이 좋아지지 않자 하위 타순으로 조정하고, 오재일이 경기에서 빠지는 횟수도 늘어났다. 또 최주환 류지혁 오재원 등이 번갈아가며 1루를 커버할 수 있기 때문에, 오재일 입장에서는 결코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여기에 1루-우익수 수비가 가능한 스캇 반슬라이크를 영입하면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지난 12일 1군에 복귀했지만, 교체 출전이 주를 이뤘다. 그러던 25일 SK전에서 선발로 나선 오재일이 맹활약을 펼친 것은 팀 입장에서도 숨통이 트이는 결과다. 주전 선수들이 대부분 지친 상황에서 오재일이 살아난다면 훨씬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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