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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에게 반가웠던 홈런이다. 두산 베어스 오재일이 다시 달린다.
이날 오재일이 산체스를 상대로 기록한 홈런은 한달만에 1군 경기에서 친 홈런이다. 지난 6월 26일 NC 다이노스전에서 시즌 10호 홈런을 터뜨린 이후 오랜만에 손맛을 봤다. 3안타 경기도 무척 오랜만이다. 지난 5월 6일 LG 트윈스전에서 5타수 4안타(2홈런) 4타점을 기록한 이후 '멀티 히트' 경기가 2차례 뿐이었고, 3안타 경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올 시즌 오재일은 예상치 못한 타격 슬럼프에 빠져있다. 그가 본격적으로 1군 무대에서 자리를 잡은 이후에는 치명적인 슬럼프다. 오재일은 지난 2016~2017시즌 두산의 주전 멤버로 뛰며 '커리어 하이'를 써내려갔다. 2016시즌 처음으로 100경기 이상을 소화했고, 120안타-27홈런-92타점 활약을 펼쳤다. 그리고 지난해에도 128경기를 뛰면서 126안타-26홈런-89타점으로 중심 타자로서의 몫을 톡톡히 해냈다.
한국시리즈에서도 비록 팀은 1승4패 준우승에 그쳤지만, 오재일은 19타수 6안타 타율 3할1푸6리-1홈런-3타점을 기록했다.
당연히 올 시즌에 대한 기대치가 높을 수밖에 없었다. 오재일은 스프링캠프에서도 꾸준히 좋은 타격을 유지해 투수 이용찬과 함께 캠프 MVP로 선정되는 등 2018시즌에 대한 가능성을 높였다.
하지만 예상밖에 찾아온 슬럼프는 길었다. 현재까지 오재일의 타율은 2할2푼3리(229타수 51안타)에 11홈런-41타점에 그쳐있다. 2군에도 6월과 7월에 한번씩 2차례나 다녀왔다.
좀처럼 슬럼프를 탈출하지 못하는 사이, 팀의 구상도 달라졌다. 지난 시즌 활약도를 감안하면 오재일은 붙박이 1루수-중심 타선을 맡아줘야 한다. 올 시즌 출발도 계획대로 했지만, 타격이 좋아지지 않자 하위 타순으로 조정하고, 오재일이 경기에서 빠지는 횟수도 늘어났다. 또 최주환 류지혁 오재원 등이 번갈아가며 1루를 커버할 수 있기 때문에, 오재일 입장에서는 결코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여기에 1루-우익수 수비가 가능한 스캇 반슬라이크를 영입하면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지난 12일 1군에 복귀했지만, 교체 출전이 주를 이뤘다. 그러던 25일 SK전에서 선발로 나선 오재일이 맹활약을 펼친 것은 팀 입장에서도 숨통이 트이는 결과다. 주전 선수들이 대부분 지친 상황에서 오재일이 살아난다면 훨씬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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