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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전 완벽투 조정훈, 이번엔 Again 2017 이룰까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8-07-23 10:04


◇조정훈.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흠잡을데 없는 완벽투였다.

롯데 자이언츠 투수 조정훈(33)이 올 시즌 4번째 1군 등판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조정훈은 2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SK와이번스전에서 팀이 12-4로 앞선 9회초 등판해 1이닝 동안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고무적인 것은 이날 투구 내용이다. 조정훈이 상대한 세 타자는 SK의 1~3번, 상위 타선이었다. 1번 김강민과의 승부에서 134㎞ 슬라이더로 삼진을 뽑아낸 조정훈은 2번 김성현의 대타로 나선 노수광을 상대로 공 3개 만에 좌익수 뜬공을 유도해냈다. 3번 최 항과의 승부에선 풀카운트 8구 승부를 펼쳤으나 주무기인 포크볼로 삼진을 잡으면서 이날 경기를 마무리 했다. 총 16개의 공을 던지는 동안 최고 141㎞ 직구를 비롯해 포크볼과 커브, 슬라이더를 골고루 섞었다.

사실 조정훈에겐 마지막 기회나 다름없었다. 조정훈은 지난 5월 29일 올 시즌 첫 1군 콜업 뒤 3경기에 나섰으나 불과 ⅔이닝 동안 6안타 6 4사구 13실점(8자책점), 평균자책점 108.00의 최악투로 고개를 숙였다. 제구 자체가 되지 않았다. 지난해 26경기 4승2패8홀드, 평균자책점 3.91로 롯데의 가을야구행에 힘을 보탰던 모습과는 딴판이었다. 8시즌 동안 네 차례 수술 끝에 복귀한 지난해에 훨씬 못 미치는 그의 투구를 두고 '한계'라는 단어가 스스럼 없이 흘러나왔다. 지난 6월 5일 이후 47일 동안 와신상담 끝에 SK전서 역투한 조정훈의 활약은 그래서 의미가 있다.

롯데는 올 시즌 내내 마운드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선발진이 부진할 때 불펜조가 맹활약했으나, 시즌 중반부터는 정반대의 흐름이다. 최근 들어 선발-불펜 모두 중심을 잡지 못하는 승부가 계속되고 있다. 풍부한 경험을 갖춘 조정훈이 불펜에 힘을 보탠다면 이런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해소할 수 있다.

물론 SK전이 조정훈의 100% 반전을 의미한다고 볼 수는 없다. 다가오는 시험대가 그래서 중요하다. 롯데 불펜 사정상 조정훈이 이미 승부가 기운 '편안한 상황'만 맞을 순 없다. 접전 상황에서도 조정훈이 SK전과 같은 투구를 펼칠 수 있다면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필승조'의 한축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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