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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부터 19일은 넥센 히어로즈에게는 '악몽의 사흘'이나 다름없었다. 무엇보다 팀에서 가장 신뢰하는 1~3선발을 모두 내고도 LG 트윈스에 스윕패를 당한 충격이 적지 않다. 이 후유증이 향후 팀분위기에 미칠 영향까지 생각하면 충격의 깊이는 3패 이상이다.
실제로 이날 경기 초반 최원태의 구위는 나쁘지 않았다. 1~2회를 1볼넷 1안타 무실점으로 잘 막아냈다. 특히 1회 삼자범퇴 이후 2회에는 선두타자 김현수에게 볼넷을 허용한 뒤 후속타자 채은성에게 좌전안타를 맞아 실점 위기에 몰렸지만, 다음 세 타자를 삼진 1개 포함 연속 범타 처리하며 전반기 때 보여줬던 위기관리 능력을 드러내기도 했다.
또한 구종별 구속 역시 전반기에 비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야구통계분석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이날 최원태의 주무기인 투심 패스트볼 평균구속은 138.5㎞로 나왔다. 전반기 마지막 등판이었던 11일 한화전 때의 137.7㎞보다 오히려 약간 빨라진 셈이다. 전반기 막판에 접어들며 투심 평균구속이 조금씩 떨어지는 분위기였는데 다시 6월 초반때의 평균구속을 회복했다. 그밖에 슬라이더나 체인지업, 커브 등의 구속도 이전과 비슷한 수준이다. 체인지업은 직전 등판 125.9㎞에서 126.6㎞로 미세하게 늘었다. 전반적으로 구위나 컨디션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런 와중에 중요한 포인트도 있다. 유강남에게 투런 홈런으로 7점째를 내준 이후의 모습이다. 정주현에게 중전 2루타를 맞아 추가 실점이 이어질 뻔했지만, 결국 대량 실점의 출발점이었던 이형종을 4구만에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내며 스스로 이닝을 끝냈다. 넥센 코칭스태프가 7점이나 내줄 동안 최원태를 놔뒀던 것도 어떤 식으로든 매듭을 짓길 바랐기 때문이다. 에이스로 성장하는 선발에게는 대량 실점이후 스스로를 추스르는 모습도 필요하다. 이형종을 삼진으로 잡으며 이닝을 마감한 것에서는 이런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중요한 건 다음 등판이다. 최원태가 한 차례 홍역을 치르고 난 뒤 얼마나 강한 모습을 되찾을 수 있는지를 봐야 한다. 다음 등판에서 다시 전반기의 모습을 보여준다면 최원태는 분명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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