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경기 22실점 차우찬, LG는 어떤 처방 내릴까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8-07-19 08:07


2018 KBO리그 LG와 넥센의 경기가 18일 고척스카이돔서 열렸다. 5회말 무사 2루 넥센 장영석에게 투런포를 허용한 LG 차우찬이 허탈해하고 있다. 고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8.07.18/

LG 트윈스 차우찬의 한여름 부진이 심상치 않다.

날씨가 따뜻해지면 구위가 올라갈 것이란 기대를 충족시킨 지 두 달이 지나고 보니 이번에는 체력적인 문제가 부각되고 있다. 차우찬은 올초 전지훈련서 팔꿈치 부상 때문에 훈련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연습경기에 나서지 않았고, 귀국해서도 시즌 개막에 앞서 휴식과 재활에 몰두하다 시범경기 막지막 날 등판해 2⅔이닝을 던진 것이 전부다.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시즌 개막 후 로테이션 합류는 비교적 빨리 이뤄졌다. 팀의 시즌 7번째 경기인 3월 31일 잠실 KIA 타이거즈전에 첫 등판을 했다. 5이닝 5안타 4실점으로 고전하면서도 타선의 도움으로 승리를 따낸 차우찬은 이후에도 심한 기복을 보였다. 이른바 '퐁당퐁당' 투구가 5월 초까지 이어졌다. 그는 5월 6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4⅓이닝 9실점으로 최악의 난조를 보였다. 당시 평균자책점이 8.42였다.

그럼에도 류중일 감독은 차우찬을 로테이션에서 빼지 않았다. 선수 본인의 평가, 느낌, 의사를 확인한 뒤 최대한 결정권을 부여한 것이다. 류 감독은 당시 "나도 답답하지만, 본인에게 물어보면 별 문제 없다고 한다. 아마 날씨가 따뜻해지면 컨디션이 올라올 것으로 믿는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실제 차우찬은 5월 15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7이닝 2실점으로 호투하더니 이후 6월 7일 한화 이글스전까지 5경기 연속 6이닝 이상을 소화하며 컨디션이 정상 궤도에 올랐음을 알렸다. 시즌 초반 부진했던 LG가 승률 5할을 넘어 상위권으로 뛰어든 시점과 맞물린다. 헨리 소사-타일러 윌슨-차우찬-임찬규로 이어지는 LG 로테이션은 막강했다. 류 감독의 언급대로 차우찬이 5월 이후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구속과 제구가 향상되는 모습을 보인 건 사실이다.

6월에도 분위기는 좋았다. 6월 한 달간 6경기에서 1경기를 빼놓고는 모두 6이닝 이상을 던졌고, 퀄리티스타트는 4번, 평균자책점 3.29를 기록했다. 어느 누구도 차우찬을 의심하지 않았다.

헌데 7월 들어 상황이 갑자기 바뀌었다. 지난 6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4이닝 동안 11안타와 4볼넷을 내주고 9실점하며 무너진 것이다. 전력분석팀에서 직구 스피드가 줄고, 제구력도 들쭉날쭉해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포수 유강남과의 호흡이 매끄럽지 않다는 일부 의견도 있었다.

12일 SK 와이번스전에서는 잠실 홈경기임에도 5⅔이닝 동안 8안타를 얻어맞고 7실점하는 난조를 보였다. 후반기 첫 등판인 18일 넥센 히어로즈와의 원정경기. 차우찬은 4이닝 동안 7안타, 볼넷 4개를 허용하며 6실점했다. 전력분석팀의 지적대로 직구 구속은 최고 140㎞대 초반에 머물렀고 스트라이크존을 아주 멀리 벗어나는 공이 눈에 띄었다.

최근 3경기에서 22이닝 동안 26안타, 4홈런, 11볼넷을 내주고 22실점했다. 들쭉날쭉이 아니다. 슬럼프가 길어지는 느낌이다. 구속과 제구력 저하는 밸런스 불안 또는 체력 저하가 원인이다. 프로 13년간 안정적인 투구폼을 유지해온 차우찬의 밸런스가 갑자기 흐트러졌을 리는 없다. 문제는 체력이다. 시즌 전 팔꿈치 부상으로 훈련, 특히 체력 훈련을 제대로 하지 못한 탓이 커 보인다. 준비가 부족하면 언젠가는 탈이 나기 마련이다. LG 스태프가 어떤 처방을 내릴 지 지켜볼 일이다. 이제 겨우 후반기가 시작됐을 뿐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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