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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 차우찬의 한여름 부진이 심상치 않다.
그럼에도 류중일 감독은 차우찬을 로테이션에서 빼지 않았다. 선수 본인의 평가, 느낌, 의사를 확인한 뒤 최대한 결정권을 부여한 것이다. 류 감독은 당시 "나도 답답하지만, 본인에게 물어보면 별 문제 없다고 한다. 아마 날씨가 따뜻해지면 컨디션이 올라올 것으로 믿는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실제 차우찬은 5월 15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7이닝 2실점으로 호투하더니 이후 6월 7일 한화 이글스전까지 5경기 연속 6이닝 이상을 소화하며 컨디션이 정상 궤도에 올랐음을 알렸다. 시즌 초반 부진했던 LG가 승률 5할을 넘어 상위권으로 뛰어든 시점과 맞물린다. 헨리 소사-타일러 윌슨-차우찬-임찬규로 이어지는 LG 로테이션은 막강했다. 류 감독의 언급대로 차우찬이 5월 이후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구속과 제구가 향상되는 모습을 보인 건 사실이다.
헌데 7월 들어 상황이 갑자기 바뀌었다. 지난 6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4이닝 동안 11안타와 4볼넷을 내주고 9실점하며 무너진 것이다. 전력분석팀에서 직구 스피드가 줄고, 제구력도 들쭉날쭉해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포수 유강남과의 호흡이 매끄럽지 않다는 일부 의견도 있었다.
12일 SK 와이번스전에서는 잠실 홈경기임에도 5⅔이닝 동안 8안타를 얻어맞고 7실점하는 난조를 보였다. 후반기 첫 등판인 18일 넥센 히어로즈와의 원정경기. 차우찬은 4이닝 동안 7안타, 볼넷 4개를 허용하며 6실점했다. 전력분석팀의 지적대로 직구 구속은 최고 140㎞대 초반에 머물렀고 스트라이크존을 아주 멀리 벗어나는 공이 눈에 띄었다.
최근 3경기에서 22이닝 동안 26안타, 4홈런, 11볼넷을 내주고 22실점했다. 들쭉날쭉이 아니다. 슬럼프가 길어지는 느낌이다. 구속과 제구력 저하는 밸런스 불안 또는 체력 저하가 원인이다. 프로 13년간 안정적인 투구폼을 유지해온 차우찬의 밸런스가 갑자기 흐트러졌을 리는 없다. 문제는 체력이다. 시즌 전 팔꿈치 부상으로 훈련, 특히 체력 훈련을 제대로 하지 못한 탓이 커 보인다. 준비가 부족하면 언젠가는 탈이 나기 마련이다. LG 스태프가 어떤 처방을 내릴 지 지켜볼 일이다. 이제 겨우 후반기가 시작됐을 뿐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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