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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겨울 박병호가 넥센 히어로즈로 컴백을 결정했을 때 올시즌 홈런왕 타이틀은 더욱 흥미를 자아낼 것으로 기대됐다. 박병호는 미국 진출 이전 2012년부터 2015년까지 4년 연속 KBO리그 홈런왕을 차지했다.
그 사이 홈런은 최 정과 두산 베어스 김재환, SK 제이미 로맥의 3파전으로 진행돼 왔다. 21일 현재 최 정이 25개로 1위고, 김재환이 24개, 로맥이 23개를 기록중이다. 박병호는 과연 이들을 따라잡을 수 있을까.
박병호는 이날 잠실에서 열린 두산과의 경기에서 비거리 140m짜리 홈런을 터뜨리며 시즌 14번째 아치를 그렸다. 두산 선발 세스 후랭코프의 바깥쪽 커터를 받아쳐 가운데 담장 너머 외야석 상단에 꽂았다. 조금만 더 뻗었다면 장외홈런이 될 수도 있었다. 박병호의 힘이 느껴진 장타였다.
다만 박병호의 '괴력'과 '몰아치기'가 무더위와 함께 상승세를 탄다면 추격전 자체는 충분히 주목을 끌만하다. 박병호가 복귀 후 10개의 홈런을 날리는 동안 김재환은 13홈런, 최 정은 7홈런을 추가했다. 페이스는 이 기간 홈런 1위를 기록한 김재환이 가장 좋다. 반면 최 정은 목 담증세 때문에 최근 3경기 연속 결장했다. 2할대 중반의 타율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는 등 컨디션도 최악이다.
만일 박병호가 부상 없이 꾸준히 경기에 나섰다면 홈런 순위표 자체가 달라졌을 지도 모른다. 얼마나 자주 홈런을 날리는 지를 나타내는 '타수당 홈런'을 보면 최 정이 0.103이고, 김재환이 0.091, 로맥이 0.089다. 박병호는 0.095를 마크중이다. 4년 연속 홈런왕을 차지했던 2012~2015년까지 박병호의 타수당 홈런은 0.091이었다. 즉 홈런을 치는 능력은 여전하다고 볼 수 있다. 시즌 후반 박병호의 추격전이 얼마내 매서울 지 지켜볼 일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