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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유망주의 데뷔전 실패, 향후 보완 과제는 무엇일까.
이원준은 야구팬들에게 생소한 이름이다. 재작년 SK가 야탑고 졸업 예정인 그를 1차지명했다. 지난해에는 1군 기록이 없었으나, 올해는 불펜으로 2경기 잠깐 등판했었다.
1차지명에서 알 수 있듯이 구단이 키우고자 하는 유망주다. 우완 정통파로 키 1m90 몸무게 98kg의 건장한 체격부터 훌륭하다. SK 트레이 힐만 감독도 경기 전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힐만 감독은 "구위, 커맨드, 자신감까지 모두 갖췄다"며 대형 사고를 칠 수 있다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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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는 관리 차원에서 2군에 내려간 김광현의 빈 자리를 메우기 위해 이미 1주 전부터 이원준 카드를 준비했다. 공교롭게도 연패 상황 올라온 게 선수 입장에서는 불운이라면 불운이었다. 이날 LG 트윈스 신인 김영준도 KIA 타이거즈를 상대로 첫 선발 등판을 했는데, 김영준은 2연승의 조건을 안고 던짐에도 긴장한 탓에 볼넷을 남발하며 오래 던지지 못했다.
하지만 조건을 떠나 냉정히 보완해야 할 점들을 생각해봐야 한다. 일단 투구폼이나 타점은 매우 좋았다. 안그래도 키가 큰데, 정통 오버핸드로 공을 던지는 타점이 매우 높아 타자 입장에서는 공이 위에서 내리꽂히는 듯 보였다. 또, 직구와 같은 폼에서 나오는 슬라이더도 나쁘지 않았다. 직구처럼 보이다 뚝 떨어지는 장점이 있었다.
하지만 구속과 제구가 모두 문제였다. 힐만 감독은 140km 중후반대 공을 뿌린다고 자랑했는데, 실제 직구 구속은 140km 초반대에 형성됐다. 최고구속이 147km였다. 이 공도 앤디 번즈에게 홈런을 맞은 직구였다. 이 밋밋한 공이 낮게 제구되면 괜찮은데, 계속해서 높게 들어왔다. 롯데 타자들이 장타를 치기 딱 좋은 코스로 몰렸다. 힐만 감독이 "다 괜찮은데, 걱정이 있다면 제구"라고 했었는데, 그 불길한 기운이 SK를 그냥 지나치치 않았다.
기본적으로 갖고있는 하드웨어가 너무 좋기 때문에,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투수다. 아팠던 1군 선발 데뷔전은 빨리 잊고 새 마음으로 준비하는 과정이 필요해 보인다. 완벽한 제구가 힘들다면, 일단 직구 구속을 더욱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변화구 구종이 단순하고, 구위나 각이 너무 평범하기 때문이다. 안그러면 1군에서 버티기 힘들다.
인천=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