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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냥 좋아할 수가 없네요."
몸도 100% 정상이 아니고, 올해 성적도 안좋은 임기영이 왜 심창민(삼성 라이온즈) 고영표(KT 위즈) 등을 제치고 대표팀에 합류했냐고 지적하는 사람들이 많다. 임기영 본인도 이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임기영은 "사실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뽑힐 거란 기대를 전혀 하지 않았다. 발표날 혼자 집 대청소를 하다가 뒤늦게 소식을 들었다"고 말하며 "창민이형, 영표형이 나보다 객관적인 성적이 더 좋다. 그래서 나는 뽑히지 않을 거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임기영은 이어 "아시안게임 출전이 나에게는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작년 아시아프로야구챔피인십 대회에서도 배운 게 많았다"고 말하면서도 "마냥 좋아할 수가 없다.말이나 행동 모든 게 조심스럽다"고 밝혔다. 자신보다 성적이 더 좋은 선수들이 뽑히지 못하고, 자신이 대표팀에 승선한 것에 대해 많이 부담스러워하는 눈치였다. 임기영은 "부모님은 많이 좋아하시는데, 나는 아직 잘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사실 임기영을 욕할 이유는 없다. 군대도 다녀왔고, 자기가 뽑히고 싶다고 홍보를 한 것도 아니었다.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대만전에서 보여준 투구에 선동열 대표팀 감독이 완전히 매료돼 임기영을 뽑았다는 후문이다. 감독이 좋다고 뽑았는데, 비난의 화살이 선수에게 날아드는 이상한 상황이다. 임기영은 "대표팀 명단 발표 후 주변에서 축하도 해줬지만 욕 먹을 준비 하라고 하더라"고 말하며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임기영은 마지막으로 "아시안게임까지 시간이 있으니, 남은 기간 KIA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