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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떨어지는 변화구를 던져야 한다."
전날 경기에서 안우진은 1회를 1안타 무실점, 2회에는 선두 김현수에게 우월 솔로홈런을 맞은 뒤 후속 3타자를 가볍게 틀어막으며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그러나 투구수 30개를 넘긴 3회 들어 난조를 보이면서 대량실점을 하고 말았다. 도중에 수비진의 실수가 나왔고, 본인의 실투도 많았다. 1사 만루서 김현수에게 147㎞짜리 낮은 직구를 던지다 우월 홈런을 얻어맞으면서 급격한 제구력 난조도 보였다. 이후 몸에 맞는 볼이 2개가 나왔고, 정주현을 삼진처리해 겨우 이닝을 마쳤다.
장 감독은 "우진이는 직구와 슬라이더 투피치 스타일인데, 두 구종간 구속 차이가 별로 안난다. 나이트 투수코치와 이야기를 나눴지만, 떨어지는 변화구가 필요하다"고 했다. 안우진은 LG전서 직구 41개, 슬라이더 35개, 커브 2개, 체인지업 1개를 각각 던졌다. 종으로 떨어지는 구종 2가지를 가지고 있지만, 실전에서는 거의 구사하지 않는다. 하지만 앞으로 선발로 긴 이닝을 소화하려면 커브와 체인지업의 구사 능력을 키워야 한다는 지적이다. 기본적으로 직구와 슬라이더의 스피드와 공끝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떨어지는 변화구를 승부구로 던질 줄 안다면 훨씬 안정감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또 하나는 스트라이크존에 대한 적응. 장 감독은 "스트라이크존에 대한 불만은 모든 투수들이 다 가지고 있는 거다. 어떻게 헤쳐나가고 적응하는가는 본인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장 감독은 안우진의 장점으로 승부욕을 꼽았다. 지난 27일 롯데전을 소개했다. 당시 안우진은 선발 신재영에 이어 3-6으로 뒤진 7회초 2사후 등판해 8회까지 무안타 무실점으로 완벽하게 틀어막았다. 장 감독은 9회에는 투수를 바꾸려 했다. 그런데 나이트 코치가 와서 "우진이에게 끝까지 맡겼으면 좋겠다"고 하더란다. 나이트 코치의 뜻이라기 보다는 안우진이 요청했을 것. 장 감독은 "그때 얘기가 우진이가 이대호와 상대해 보고 싶다고 했다고 한다. 그건 좋은 자세라고 본다"고 했다. 당시 안우진은 이대호에게 볼넷을 허용한 뒤 후속 3타자를 제압하고 이닝을 마쳤다.
잠실=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