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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장-타격코치 기대치 넘는 김현수, MVP 꿈이 아니다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8-06-03 10:42 | 최종수정 2018-06-03 10:42


LG 트윈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2018 KBO 리그 주말 3연전 두번째 경기가 2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3회말 1사 만루 LG 김현수가 우측담장을 넘어가는 만루홈런을 날리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8.06.02/

이 정도면 커리어 하이를 넘어 생애 첫 MVP 도전도 가능하지 않을까.

미국에서 돌아온 뒤 더욱 강해진 LG 트윈스 김현수를 말함이다. 요즘 김현수는 팀에서 가장 영향력이 높은 선수로 연일 승리를 이끌고 있다. 김현수는 지난 2일 잠실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시즌 첫 만루홈런을 포함해 2개의 아치를 그리며 5타점을 쓸어담았다. 김현수를 앞세운 LG는 10대6으로 승리, 5연승을 달렸다.

김현수는 이날 현재 타율 0.379(232타수 88안타), 11홈런, 52타점, 51득점을 기록중이다. 타점과 득점, 최다안타 1위다. 특히 타점 부문서 경쟁 관계에 있는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50개)를 제치고 시즌 처음으로 선두로 나섰다. 4번 타자로서 절정의 클러치 감각을 뽐내고 있는 것이다. 5월 이후에만 34타점을 추가했다. 외국인 타자 아도니스 가르시아가 부상으로 빠져 대신 4번 타자로 나선 4월 18일 이후로는 타율 4할2푼1리, 7홈런, 42타점을 마크했다. 이 정도면 가르시아가 돌아온다 해도 김현수를 4번 자리에서 바꾸는 건 어리석은 일이 된다.

요즘 선수들의 가치를 측정하는데 있어 가장 각광받고 있는 대체선수대비 승수(WAR)에서도 김현수는 3.86을 쌓아 그동안 1위를 달리던 SK 와이번스 로맥(3.73)을 앞질렀다. 지금 MVP 투표를 한다면 김현수의 이름이 가장 많이 거론될 게 틀림없다. 아직 페넌트레이스 반환점을 돌기 한참 전이기는 하지만, 김현수의 꾸준함을 고려하면 '희망'에 그칠 일은 아니다.

김현수는 아직 한 번도 MVP에 오른 적이 없다. 2006년 1군에 데뷔한 김현수는 2008년 타격과 최다안타, 출루율 등 3관왕에 오를 당시에도 SK 와이번스 김광현에 밀렸다. 이후에도 최정상급 타자로 활약을 이어갔지만, 타이틀을 따낸 건 2009년 최다안타 부문 하나 뿐이다. KBO리그에서 타자가 MVP에 오르려면 역사에 남을 만한 기록을 세우거나, 홈런과 타점 부문서 두각을 나타내야 하는데 김현수는 그렇지 못했다. 프로 데뷔 13번째 시즌을 맞아 처음으로 MVP에 오를 만한 활약상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날 현재 투타에 걸쳐 김현수 만큼 임팩트 넘치는 활약을 보여주는 선수도 드물다.

LG는 지난 겨울 4년 115억원을 투자해 김현수를 데려올 때만 해도 이런 압도적인 수치를 기대하지는 못했다. 오히려 내부적으로는 메이저리그의 높은 벽을 실감하고 돌아와 30세를 넘긴 나이에 그 이전 전성기 실력만 보여준다면 투자비는 회수할 수 있다고 봤다. 당시 양상문 단장은 "성적으로 뭔가를 말하기는 힘들지만, 타선 전체에 힘이 될 수 있는 타자는 분명하다"고 했다. 또 이병규 타격코치는 올초 전지훈련서 김현수에게 "올해 2015년(타율 0.326, 28홈런, 121타점) 너의 모습을 다시 볼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졌는데, 김현수는 "잘 모르겠지만, 그때보다는 더 잘 하는 시즌을 만들고 싶다"고 답했다.

지금 활약상은 양 단장과 이병규 코치의 기대치에 부응하고도 남는다. 특히 김현수가 타선의 중심, 즉 리더로 나서면서 이형종 채은성 오지환 양석환 등 후배들의 성장세가 뚜렷해졌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김현수는 지금의 페이스를 유지할 경우 올시즌 215안타, 27홈런, 127타점을 올릴 수 있다. 적어도 3,4개 부문 석권이 가능하며, 이는 곧 MVP 투표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의미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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