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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면 커리어 하이를 넘어 생애 첫 MVP 도전도 가능하지 않을까.
요즘 선수들의 가치를 측정하는데 있어 가장 각광받고 있는 대체선수대비 승수(WAR)에서도 김현수는 3.86을 쌓아 그동안 1위를 달리던 SK 와이번스 로맥(3.73)을 앞질렀다. 지금 MVP 투표를 한다면 김현수의 이름이 가장 많이 거론될 게 틀림없다. 아직 페넌트레이스 반환점을 돌기 한참 전이기는 하지만, 김현수의 꾸준함을 고려하면 '희망'에 그칠 일은 아니다.
김현수는 아직 한 번도 MVP에 오른 적이 없다. 2006년 1군에 데뷔한 김현수는 2008년 타격과 최다안타, 출루율 등 3관왕에 오를 당시에도 SK 와이번스 김광현에 밀렸다. 이후에도 최정상급 타자로 활약을 이어갔지만, 타이틀을 따낸 건 2009년 최다안타 부문 하나 뿐이다. KBO리그에서 타자가 MVP에 오르려면 역사에 남을 만한 기록을 세우거나, 홈런과 타점 부문서 두각을 나타내야 하는데 김현수는 그렇지 못했다. 프로 데뷔 13번째 시즌을 맞아 처음으로 MVP에 오를 만한 활약상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날 현재 투타에 걸쳐 김현수 만큼 임팩트 넘치는 활약을 보여주는 선수도 드물다.
지금 활약상은 양 단장과 이병규 코치의 기대치에 부응하고도 남는다. 특히 김현수가 타선의 중심, 즉 리더로 나서면서 이형종 채은성 오지환 양석환 등 후배들의 성장세가 뚜렷해졌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김현수는 지금의 페이스를 유지할 경우 올시즌 215안타, 27홈런, 127타점을 올릴 수 있다. 적어도 3,4개 부문 석권이 가능하며, 이는 곧 MVP 투표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의미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