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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승리' 드라마에서 냉혹한 현실로 돌아온 KIA 윤석민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18-06-03 08:49 | 최종수정 2018-06-03 08:49


KIA 타이거즈 윤석민이 2일 광주에서 열린 두산과의 홈경기서 605일만에 1군마운드에 섰다. 이날 매진된 관중앞에서 자신의 건강함을 보였다.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역시 첫 술에 배부를 수 없었다.

KIA 타이거즈 윤석민이 605일만의 1군 등판에서 패전투수가 됐다. 윤석민은 2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4⅔이닝 동안 홈런 2개 포함 8안타 4볼넷 2탈삼진 5실점을 기록하고 패전을 기록했다. 투구수는 95개를 기록했고, 직구 최고구속 142㎞, 평균 구속 139㎞를 찍었다.

KIA는 팀 타선이 두산 마운드 공략에 실패하며 0대10으로 패했다.

2011시즌 MVP였던 윤석민은 어깨 통증으로 2016시즌을 제대로 치르지 못했고, 결국 그해 말 오른쪽 어깨의 웃자란 뼈를 깎아내는 수술을 받았다. 지난해 돌아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재활이 예상보다 더뎠고, 결국 1년을 통째로 쉬었다. 올시즌에 와서야 통증없이 단계를 밟아왔고, 드디어 2일 1군에서 던질 수 있게 됐다.

미국까지 갔었던 윤석민이기에 복귀전서 예전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지않을까 하는 기대도 했지만 그러지 못했다. 5회까지 매회 주자를 내보내며 위기속에서 던졌던 윤석민이었다. 실점을 최소화하는 모습은 인상적이었지만 두산 타자들의 계속되는 공격에 실점이 늘어만 갔다.

그래도 긴 재활의 터널을 뚫고 복귀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박수를 받을만 하다. 하지만 그 박수는 2일 두산전에 한정된다. 이후 등판부터 팬들은 실력만 볼 뿐이다.

아직 윤석민의 구속이 올라오지 않은 모습이다. 수술전엔 150㎞에 육박하는 빠른 직구와 140㎞ 초반의 고속 슬라이더를 던졌던 윤석민이다. 지금 윤석민의 직구 구속은 예전의 슬라이더 구속과 비슷하다. 구속을 끌어올리는 것이 윤석민에겐 급선무가 될 듯.

구속은 투수들의 자존심이다. 투수들마다 자신이 베스트 컨디션이라고 생각하는 구속이 있다. 윤석민에겐 150㎞일 수도 있다. 그 구속이 나오지 않으면 자신감이 떨어진다. 자신있게 "칠테면 쳐봐라"는 식으로 던지기 힘들다. 자신감 떨어진 피칭으론 당연히 상대 타자들을 막는데 실패할 수밖에 없다.


만약 구속이 더 올라오지 않는다면 이 구속으로 상대방을 요리하는 방법을 터득해야 한다. 제구력을 더 가다듬거나 구종을 더 다양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문제는 시간이 될 듯. 과연 KIA가 윤석민이 제 궤도에 오를 때까지 계속 1군에서 선발로 던지면서 자신의 컨디션을 올릴 수 있도록 시간을 줄 수 있냐는 것이다. 지난해와 같이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었다면 5선발로 꾸준히 던지게 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올해 KIA 사정은 급하다. 2일 경기서도 패하며 2연패에 빠진 KIA는 27승29패로 5할 승률에서 밀리며 5위로 내려앉아있다. 1위 두산과는 10.5게임차. 4위 LG와도 3.5게임차로 뒤져있다.

6월에 반등을 해야하는 상황인데 시작하자마자 2연패에 빠졌다. 1위 두산과의 경기라고 하더라도 지난해 우승팀의 파워를 보여주지 못했다.

윤석민의 부상과 재활, 복귀의 드라마는 2일 선발 등판하는 것으로 해피엔딩이 됐다. 이제부터 윤석민도 현실과 싸워야 한다. 냉혹한 경쟁속에 들어왔다. 얼마가 될지 모르는 기회를 잡아야 하는 투수 중 한명일 뿐이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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