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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록의 영광을 내 동료 피어밴드에게!'
스위치타자인 로하스는 1회 좌완 장원삼을 상대로 오른쪽 타석에서 홈런과 3루타를 쳐냈고, 5회 역시 좌완 사이드암 임현준을 만나 우타석에서 밀어치는 타구를 만들어냈다. 마지막 2루타 때 상대한 투수는 우완 사이드암 우규민. 이 때는 좌타석에 들어서 밀었다기보다는, 약간 깎여 빗맞은 타구가 회전이 잘 걸리며 행운의 2루타가 됐다.
로하스의 기록이 더욱 희귀했던 건, 스위치타자가 타석을 번갈아가며 사이클링히트를 기록한 건 처음이기 때문. 그리고 보통 홈런이나 3루타 등 장타는 잡아당겼을 때 나오는 경우가 많은데 로하스의 경우 타구 4개 모두 밀어쳐 만들어내며 괴력(?)을 과시했다. 사실 외야 구조가 특이한 삼성라이온즈파크의 도움을 살짝 받기도 했는데, 첫 홈런은 다른 구장이었으면 2루타가 되거나 플라이 아웃까지도 될 수 있는 타구였다. 직선거리로 가장 짧은 펜스쪽으로 날아가 넘어갔고, 3루타는 팔각 구조로 가장 깊은 우중간쪽으로 굴러갔다. 상대 수비가 자신이 아닌 홈에 쇄도하는 주자를 잡으려 했던 것도 행운이었다. 3루로 중계됐다면 접전 상황이 뻔했다. 로하스에게는 뭘 해도 되는 날이었다.
이런 피어밴드의 '큰 그림' 덕분에 로하스는 한국 야구 역사에 이름을 새기게 됐다. 7회 2루타를 치고 손을 번쩍 든 로하스. 1루 더그아웃으로 들어올 때 모든 선수들이 반겨줬지만 피어밴드가 마치 자기 일인양 환영을 해줘 너무 기뻤다고 한다. 로하스는 "피어밴드에게 너무 고맙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KT는 올시즌 유한준이 4월 MVP로 선정되며 창단 후 첫 월간 MVP를 배출했고, 로하스가 창단 첫 사이클링히트 주인공이 됐다. 이렇게 새로운 기록들을 하나하나 세워가며 성장하는 KT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