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연속 강민호에 피홈런, 롯데의 우려 현실됐다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8-05-25 06:03


◇강민호. 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3일 연속 홈런포, 친정팀에겐 공포 그 자체였다.

삼성 라이온즈 포수 강민호가 지난해까지 뛰던 친정팀 롯데 자이언츠를 KO시켰다. 강민호는 24일 대구구장에서 펼쳐진 롯데전에서 팀이 6-1로 앞서던 7회말 1사 2루 때 좌측 담장을 넘기는 투런 홈런을 쏘아 올렸다. 시즌 10호, 9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달성한 순간이다.

물오른 방망이가 그대로 폭발했다. 강민호는 롯데 구원 투수 배장호가 뿌린 2구째, 136㎞의 밋밋한 직구를 그대로 걷어올렸다. 좌측으로 향하던 타구는 그대로 담장을 넘겼다. 강민호의 이름을 연호하는 삼성 팬과, 허망하게 그라운드를 바라보는 롯데 팬들의 시선이 엇갈렸다.

강민호는 지난 22일과 23일에도 홈런으로 롯데를 울렸다. 이틀 모두 팀이 3-4로 뒤지고 있던 상황에서 역전 홈런을 쐈다. 22일에는 투런 홈런, 23일에는 스리런포를 터뜨렸다.

3개의 홈런을 쳐내는 과정도 예사롭지 않았다. 강민호는 모두 1~2구째 승부에서 배트를 돌려 홈런을 만들어냈다.

롯데에겐 우려했던 일이 터진 셈이다. 강민호는 2004년 입단 이래 지난해까지 14시즌 동안 롯데의 안방을 지켰다. 롯데 투수들의 구질과 세세한 특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지난 4월 사직 원정 3연전 중 2경기서 10타수 1안타에 그쳤으나, 타격감이 살아난 이번 3연전에서는 10타수 5안타(3홈런) 8타점을 쓸어 담았다. 중요한 순간마다 롯데 투수들을 두들기면서 삼성 타선에 힘을 보탰다.

강민호는 지난 겨울 롯데에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었으나 삼성행을 택했다. 그는 "삼성에서 더 나를 필요로 한다는 것을 마음으로 느꼈다"고 말했다. 협상 과정에서의 섭섭함을 애둘러 표현한 것이다. 강민호는 지난 22일 경기 후 "롯데전이라고 특별히 의식하진 않았다"면서도 "너무 오랜만에 짜릿한 홈런을 쳤다. 그라운드를 돌면서 기분이 좋았다"며 만족감을 숨기지 않았다. 롯데에겐 당분간 삼성전 때마다 '강민호'라는 최대의 적까지 신경을 써야할 판이 됐다.


대구=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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