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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수리가 날아오르자 독수리 둥지 대전야구장이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3위로 고공행진중인 한화 이글스의 약진과 함께, 홈구장 대전야구장에 팬들이 점점 더 몰려들고 있다.
관중 동원 원동력은 뭐니 뭐니해도 성적이다. 한화는 10일 현재 21승16패로 단독 3위다. 5할승률 마진도 '+5'로 넉넉하게 챙겼다. 최근 10경기에서 8승2패로 가파른 상승세. 36경기만에 20승을 달성했는데, 2008년 이후 가장 빠른 페이스다. 한화 팬들은 11년 만의 가을야구를 열망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한화 팬들은 '보살'이라 불렸다. 꼴찌를 밥먹듯이 했지만 경기 후반이 되면 팬들은 "최·강·한·화"를 목청껏 외쳤다. 지금까지 '오기'로 버텨왔던 팬심이 드디어 진정한 '행복 야구'를 만끽할 태세다. 가장 뜨거운 응원을 펼친다는 한화팬들이 대전을 넘어 전국 구장에 재집결하고 있다.
리빌딩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 한화는 신구조화를 앞세워 시즌 초반부터 리빌딩과 성적, 두 마리 토끼를 쫓고 있다. 확 달라진 팀 킬러를 과시하고 있다. 마운드의 변화는 눈부시다. 10일 현재 불펜 평균자책점은 3.37로 압도적인 1위다. 고질인 선발진도 5월 들어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타선에선 호잉과 송광민이 폭발하고, 이용규-양성우으로 이어지는 '테이블세터'도 궁합이 잘 맞는다. 5번 김태균-6번 이성열은 정확도와 파워를 겸비한 베테랑들이다. 하주석은 최근 5경기 연속 멀티히트로 타격감을 찾고 있다.
이번 주중 넥센 히어로즈와의 3연전을 앞두고 한화팬들은 걱정이 많았다. 지난 주 한화는 LG와의 3연전 스윕을 포함해 4승1패로 선전했다. 하지만 아무리 상승세여도 천적 넥센을 만나면 움츠러들었던 한화다. 지난해 넥센에 6승10패를 기록했다. 최근 5년 연속으로 상대전적에서 열세였다. 그러나 8일 경기에서 9회초 4점을 뽑아 10대9 역전승을 만들어 냈다. 9일에는 휠러가 호투하고, 하주석 김태균이 2점 홈런을 때려 4대1 완승을 거뒀다. 10일 경기에서는 선발 김재영의 호투와 '우람신' 정우람의 3연속 세이브로 3대1 승리를 따냈다. 경기후 한용덕 감독은 "이같은 경기력이면 어느팀과도 해볼만하다"고 웃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