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구장을 뜨겁게 휘감고 있는 논란의 저작인격권 침해. 가장 괴로운 사람은 분위기를 이끌어야 하는 응원단장들이다.
사실 저작권 문제는 지난 시즌부터 본격적으로 화제가 됐다. 그동안은 대부분 '무료'로 음악을 사용했지만, 원작자들이 어필을 하면서 구단들도 적극적인 해결책을 모색했다. 합의에 따라 저작권료를 지불하기도 하고, 원작자가 사용을 허락할 경우 비용 지불 없이 사용하기도 했다.
구단도 적극적으로 해결 방안을 모색했으나 좀처럼 접점을 찾기가 힘들다. 특히 원작자가 노래 한곡당 많은 액수의 저작권료를 요구할 경우, 구단 입장에서는 금전적인 부담이 크다.
가장 아쉬운 것은 이미 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던 구단의 대표곡들이나 선수의 응원가를 더이상 쓸 수 없다는 사실. 구단에서도 합의를 위해 노력했으나 불발된 곡들이 다수다. 그 부담은 고스란히 응원단장들에게 돌아온다. "왜 그 노래를 부르지 않냐"고 항의하는 팬들도 있고, 새로운 응원가 창작에 대한 고민도 있다.
지난해 넥센 히어로즈가 이런 부분을 고려해 저작권 논쟁이 생기지 않는 클래식 곡들, 오래된 노래들을 개사해 응원가 대부분을 교체했었는데 당시 팬들의 반응은 무척 냉담했다. 하지만 지금은 모든 구단이 넥센과 비슷하게 따라갈 수밖에 없다.
A 단장은 "응원가를 한곡 만드는 것도 굉장한 고민이 필요하다. 팬들의 입맛을 100% 만족시키기 어려워서 더 괴로운데, 기대치는 크니까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며 괴로움을 호소했다.
또 확실히 현장에서 느껴지는 응원 열기나 분위기가 이전보다 못한 것이 사실이다. 이런 응원 문화가 그동안 프로야구 흥행에 큰 기여를 했던 것을 감안하면 KBO(한국야구위원회) 역시 무척 고민스럽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