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 대진운? LG의 한화-두산 6연전 주목하라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8-04-30 10:45


2018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28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LG가 6-4의 승리를 거두며 8연승을 달렸다. 선수들이 류중일 감독과 하이파이브하고 있다. 잠실=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8.04.28/

LG 트윈스의 올시즌 향방은 어디로?

LG의 4월은 '롤러코스터'였다. 반전에 반전이었다. 18일 KIA 타이거즈와의 광주 원정을 치르는데 덕아웃 통로에 상대 사인을 훔친 종이를 붙여놓은 사실이 알려져 큰 파문이 일었다. 19일 KIA전까지 패하며 3연전 스윕을 당했다. 10승12패, 5할 승률에도 미치지 못했다. 당시 분위기로는 무섭게 추락할 것 같았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한 반전이 일어났다. 사인 커닝 논란 이후 거짓말같은 연승 행진을 벌인 것이다. 무려 8연승. 29일 삼성 라이온즈에 7대8로 패하며 연승 행진이 중단되기는 했지만, 5-8로 패색이 짙던 9회말 1점차까지 쫓아가 연승 못지 않은 상승 기운을 보여줬다.

8연승 기간 투-타 조화가 완벽했다. 팀 평균자책점 2.00 압도적 1위. 그 다음 팀이 한화 이글스로 4.06이었다. 선발, 불펜 나눌 필요도 없이 다 잘했다. 팀 타율도 3할3푼6리로 1등이었다. 소총부대라는 이미지를 벗고 홈런도 11개(같은 기간 공동 2위, 1위는 13개의 SK 와이번스)나 쳤고 52타점으로 이 부문 1위를 기록하며 찬스에서 강한 모습도 있었다.

하지만 이번 LG의 연승을 냉정하게 보면, 운도 따랐다. 만약, 사인 커닝 사건으로 팀 분위기가 축 처진 가운데 강팀을 만나 3연전 첫 번째 경기에서 패해 4연패를 기록했다면 그 다음 시나리오는 뻔할 수 있었다.

하지만 다음 상대가 NC 다이노스였다. 올시즌 예상치 못한 총체적 난국을 겪고 있고, 마침 LG를 만날 때 팀이 힘을 가장 못쓰던 시점이었다. 그 다음은 넥센 히어로즈-삼성 라이온즈였다. 넥센은 주포 박병호-서건창이 부상으로 빠진 이후 내리막 길이었다. 삼성 역시 타선 침묵으로 29일 LG전을 이겼지만 여전히 꼴찌다.

아무리 약팀을 상대하더라도, 응집력을 발휘하지 못한다면 이길 수 없다. 그러므로 LG의 연승 공적을 억지로 깎아내릴 필요는 없다. 분명히 시즌 초와는 달라진, 끈끈한 야구를 보여주고 있다. 외국인 4번타자 아도니스 가르시아가 부상으로 빠진 것을 생각하면 더욱 기대 이상이다.

하지만 우연히 이어진 하위권 팀들과의 매치업을 돌이키면 앞으로의 일정에 대해 장밋빛으로만 낙관해서도 안된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이번 주 6연전이 LG에는 중요하다.


LG는 난적 한화 이글스, 그리고 잠실 라이벌 두산 베어스와 6연전을 벌인다. 한화와는 첫 맞대결이다. 한화도 좋을 때는 좋고, 안좋을 때는 안좋은 오락가락 야구를 하고 있지만 분명 쉬운 상대가 아니다. 순위도 5위로 잘 버티고 있다. 지난해에도 최종 순위는 6위로 8위 한화에 앞섰지만, 상대전적은 7승9패로 밀렸다. 키버스 샘슨, 제이슨 휠러 원투펀치가 LG를 상대로 출격할 차례다. 로테이션을 앞당기면 4일을 쉬고 마지막 경기에 'LG 킬러' 김재영이 나설 수도 있다.

두산과의 어린이날 3연전은 설명이 필요없다. 선수들이 개막전만큼 부담을 갖고 치르는 경기다. 여기에 두산은 라이벌을 넘어 현재 리그 1위를 달리는 최강팀이다.

이번 주 고비를 LG가 잘 넘긴다면 향후에도 연승 기간 보여준 탄탄한 야구를 보여줄 가능성이 높다. 투수진이 워낙 좋기 때문이다. 다만 긴 연승을 거두다 마지막 삼성전에서 이길 수 있는 경기를 놓쳤는데, 이 연승 후유증이 발생한다면 한 주가 꼬이며 다시 위기를 맞이할 수도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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