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투에도 고작 1승, 피어밴드 올해도 불운 연속?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8-04-26 08:23


2018 KBO리그 kt위즈와 SK와이번즈의 경기가 19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렸다. kt 선발투수 피어밴드가 7회초 2사 1루에서 노수광을 삼진처리 하고 있다.
수원=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8.04.18/

라이언 피어밴드는 올해도 불운의 아이콘이 되려나.

지난 시즌 생각지도 못했던 너클볼로 단숨에 KT 위즈 에이스로 떠오른 피어밴드. 팀은 3년 연속 최하위를 기록했지만, 피어밴드는 평균자책점 3.04를 기록하며 이 부문 타이틀을 따냈다. KT 창단 후 첫 개인 타이틀 획득의 주인공으로, 구단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하지만 부진한 팀 성적만큼 개인 성적도 만족스럽지 못했다. 8승10패. 팀 에이스 선수가 두자릿수 승리를 따내지 못했다. 평균자책점이 말해주듯 피어밴드는 꾸준히 잘던졌다. 20번의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투구,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다. 리그 전체 공동 2위 기록이었다. 하지만 팀 타선, 그리고 수비의 도움을 너무 받지 못했다. 오죽했으면 "피어맨드가 상위권 다른 팀이었으면 15승은 거뜬히 챙겼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어밴드는 "내 개인 승리에 관계 없이 내가 한국에서 다시 던질 수 있게 해준 KT에 감사하다"며 성실하게 훈련과 경기에 임했다. 그리고 올시즌을 앞두고 KT와 105만달러라는 좋은 조건에 재계약을 체결했다.

올해는 더스틴 니퍼트라는 든든한 짝도 생겼고, 황재균과 강백호 가세로 타선도 더욱 강해져 KT 팀이나 피어밴드의 개인 성적도 더욱 좋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시즌 뚜껑을 열자 지난해와 크게 달라진 게 없다.

올해 6경기 선발로 등판한 피어밴드의 성적은 1승2패. 평균자책점 4.03이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평균자책점이 약간 높다고 할 수 있지만, 전체적으로 지난해만큼 잘던져주고 있다. 25일 롯데 자이언츠전 4자책점이 최다였고, 이전 5경기에서 3자책점을 넘긴 적이 없었다. 이닝도 모두 5이닝 이상 소화해줬다. 그러나 승리와는 연관이 없었다. 13일 LG 트윈스전은 8이닝 3실점을 하고도 패전투수가 됐다. SK 와이번스 선발투수 박종훈이 5경기 퀄리티스타트 1차례도 없이 4승을 거둔 것과 비교된다.

야수들의 도움을 못받는 부분도 있지만, 피어밴드도 경기 도중 조금씩 집중력을 잃는 모습도 노출된다. 압도적인 피칭을 하다 특정 이닝에서 갑자기 무너지는 모습을 연출했다. 13일 LG전은 거의 퍼펙트급 피칭이었는데 5회 갑자기 난조를 보이며 3실점했다. 25일 롯데전도 연속안타를 허용하고 폭투를 저지르며 5회 한방에 3실점하고 말았다. 차라리 이닝을 끌어가주며 중간중간 1점씩 내주는게 더 나을 수 있는데, 잘하다 상대가 한 번에 많은 점수를 내자 이게 투수 본인과 나머지 야수들에게도 심리적으로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상대에 승리 의지를 심어주게 되기 때문이다.

피어밴드는 지난해 초반 10경기에서 무려 7승을 거두며 돌풍을 일으켰다. 하지만 나머지 16경기에서 1승 추가에 그쳤다. 그래서 불운의 아이콘이 돼버리고 말았다. 그래서 차라리 올해 시즌 초반 좋지 않은 흐름은 액땜을 하는 거라고 생각하는 게 나을 듯 하다. 경기력은 분명히 작년만큼 좋기 때문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바로가기[스포츠조선 페이스북]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