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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타고 투저속에 오랜만에 에이스 쇼가 펼쳐졌다. 25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KIA 타이거즈전은 두 외국인 에이스의 피칭쇼가 볼만했다. 한화 선발 키버스 샘슨은 7이닝 동안 4안타 5탈삼진 1실점으로 6경기 만에 자신의 최고 피칭을 했다. KIA 선발 헥터 노에시 역시 7이닝 4안타(1홈런) 2실점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로 맞섰다. 한화는 1선발다운 위용을 찾아가는 샘슨이 반갑고, KIA 역시 시즌 전체를 위해선 헥터의 부활이 절실한 시점이었다.
헥터도 살아났다. 승리투수는 되지 못했지만 최근 2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했다. 최고 148km 빠른 볼에 커브와 슬라이더, 체인지업의 제구가 좋아졌다. 지난 18일 LG 트윈스전에서 6이닝 3실점(비자책)으로 전환점을 마련한 뒤 이날 자신의 시즌 최소 피안타(4개)를 기록했다. 위기 때는 전력피칭을 하고 하위타선이라고 해도 밋밋한 승부는 하지 않았다. 특히 4회 하주석에서 투런 홈런을 맞은 뒤 내야실책으로 출루를 또 허용했지만 스스로의 힘으로 위기를 벗어났다.
지난해 20승을 거둔 헥터는 올시즌 구위가 예전만 못하다는 얘기를 듣고 있다. 이날 경기 전 김기태 KIA 감독은 "구위가 떨어졌다기보다 상대의 분석이 심해졌다. 헥터는 영리한 투수다. 스스로 이겨낼 수 있다"고 말했다. 사령탑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은 호투였다.
광주=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