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훔치기 인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하지만 이렇게 덕아웃 내 문서로 사인에 대한 공지를 한 사례가 적발된 건 처음이다. 그래서 위 규정 하에서 이런 행위도 불법으로 간주되는 지 애매하다. 경기 중 사인을 훔쳤다기 보다는, 여러 자료 등을 통해 이미 파악한 정보를 공유하기 위한 차원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각 팀들은 경기 전 미팅 시간을 갖는다. 상대 타자, 투수 전력 분석을 한다. LG가 덕아웃에 공지해놓은 내용 정도는 다른 팀들도 이 미팅 시간에 거의 공유를 한다. 사인 뿐 아니라 특정 선수의 '쿠세' 등에 대해서도 활발히 토론하며 대처 방법을 찾는다. 이전 경기들을 분석했을 때 KIA 투수들이 일관되게 같은 동작을 취하고, 같은 구종을 던졌다는 게 KIA 내부적으로는 문제일 수 있다. 스스로 상대에 약점을 노출한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쓸 데 없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LG는 이번 사태 발생 후 1루에서 도루를 시도하는 주자들을 위한 정보라고 한 발 뺐지만, 이 정보가 과연 도루를 할 때만 사용됐나 아니면 타석에 타자에게 전달하는 다른 경로가 있을까 의심을 받을 여지를 만들었다. 앞으로 LG 선수나 코치들이 그라운드 위에서 하는 모든 행동들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다. 모든 플레이가 경직될 수밖에 없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