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선발진이 시즌 초반 첫 시험대에 올랐다. 그래도 외국인 투수들이 중심을 잡고있는 것이 위안거리다.
여기에 가장 안정적으로 던지던 5선발 이용찬마저 지난 13일 옆구리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빠졌다.
이런 상황이다보니 자연스럽게 외국인 투수들에 대한 의존도와 기대치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개막 후 가장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선수는 단연 세스 후랭코프다. 두산이 지난 겨울 후랭코프를 영입할 때까지만 해도 '반신반의'였다. 마이클 보우덴과 비슷한 투구 스타일이지만, KBO리그에서 통할 수 있을지 확신이 없었다. 또 빅리그 커리어도 화려하지 않아 거의 주목받지 못하는 선수였다.
김태형 감독도 "캠프때부터 좋다고는 생각했지만 생각 이상으로 잘해주고 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후랭코프는 말끔한 인상에 빼어난 적응력으로 빠르게 녹아들고 있지만, 타고난 '파이터' 스타일이다. 승부욕이 굉장히 강하고, 이기기 위해 누구보다 노력한다. KT전에서의 결과도 "한번쯤 나올 수 있는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아쉬움을 결코 숨기지는 못했다.
여기에 조금씩 정상 궤도를 찾은 조쉬 린드블럼이 후랭코프와 함께 '원투펀치'의 존재감을 만들고 있다. 첫 등판때까지만 해도 몸이 100% 올라오지 않아 불안한 투구를 했던 린드블럼은 공이 완벽하지 않아도 노련미와 제구력으로 타자와 싸웠다. 그리고 가장 최근 등판에서 넥센 히어로즈를 상대로 8이닝 2안타 9탈삼진 무실점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펼쳤다. 개막 후 가장 좋은 컨디션까지 올라왔다.
김태형 감독은 2년전 더스틴 니퍼트-보우덴 체제와 지금을 생각해보며 "내가 외국인 선수 복은 참 있다"며 흐뭇해했다. 국내 선발들이 흔들리며 첫번째 위기에 봉착한 두산. 그래도 후랭코프와 린드블럼이 계속해서 지금처럼 해준다면, 크게 문제될 건 없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