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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만의 구원승 진명호 "김사훈 리드 워낙 좋았다"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8-04-11 22:02



롯데 자이언츠의 대승, 일등공신은 진명호였다.

진명호는 11일 울산 문수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2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선발 송승준을 대신해 구원 등판해 3⅔이닝을 무안타 6탈삼진으로 막아내면서 팀의 12대0 대승에 일조했다. 이날 경기에서 진명호는 송승준이 왼쪽 허벅지 뒷근육(햄스트링)을 다쳐 마운드를 내려오자 어깨를 채 풀지도 못한 시점에서 마운드에 올랐으나 호투를 펼치면서 중요한 역할을 해줬다. 진명호가 승리를 거둔 것은 지난 2012년 8월 21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3⅔이닝을 1안타 무실점으로 막아낸 이후 2059일 만이다. 조원우 롯데 감독은 경기 후 "선발 투수의 갑작스런 교체로 어려울 수 있는 경기를 승리로 이끈 진명호의 역할이 컸다"고 칭찬했다.

진명호는 경기 후 "라커룸 안에서 메뉴얼을 받고 있었는데 갑자기 (마운드로) 나오라고 해서 뛰어갔다"며 "어깨를 오래 푸는 스타일은 아니다. 빠르면 15개 안에서도 가능하다. (마운드에서는) 그냥 막는다는 생각이었다. 부담스럽다는 생각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컨디션이 너무 좋았다. 날씨가 많이 따뜻해졌다. 무엇보다 (김)사훈이형의 리드가 너무 좋았다"며 "오늘 고개를 한번도 흔들지 않았다. 사훈이형 사인대로 따라갔다"고 승리의 공을 포수 김사훈에게 돌렸다. 또 "몇 이닝을 던진다는 생각은 안했다. 의식하면 결과가 좋지 않을 수도 있다. 코치님이 지시할 때까지 던진다는 생각이었다"면서 "솔직히 너무 힘들었다(웃음). 갑자기 확 집중을 하다보니 벤치로 돌아온 뒤 마음이 풀리면서 그런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그러면서 "6년 만의 승리라는데 큰 감흥은 없다. 팀이 승리한게 좋다는 생각 뿐"이라고 했다.

진명호는 어깨 부상으로 수술과 재활을 거쳐 올해 복귀 후 첫 풀타임 시즌을 맞았다. "어깨 수술 뒤 첫 동계 훈련 시즌이었는데 아프지 않고 시즌을 마무리 하는데 초점을 맞췄다"며 "재활 코치님이 몇 이닝을 던지든 괜찮으니 하라고 이야기하더라. 나는 아직 보직이 없기에 주어지는 기회를 잘 살리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고 했다.

진명호는 롯데 팬들 사이에서 긴 뒷머리의 헤어스타일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이에 대해 진명호는 "18개월된 아들이 윗머리숱이 많지 않은데 뒷머리는 유독 길다. 아들과 똑같은 머리 스타일을 해보고 싶었다"며 "(팀 내) 형들은 '못생겼는데 더 못생겨 보인다'고 하더라"고 밝은 표정을 지었다.


울산=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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