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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위즈 좌완투수 금민철(32), 한때 '골든보이'라는 별명이 따를 정도로 기대됐던 투수다.
8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전을 앞두고 있던 김진욱 KT 감독은 금민철의 최근 활약상을 묻자 웃음부터 머금었다. "(금민철이) 어느 정도 해줄 것으로 봤지만 이정도일 거라곤 예상 못했다." 활약 비결에 대한 답을 묻자 "'하고 싶은대로 하라'고 했다"고 씩 웃었다.
김진욱 감독이 금민철과 연을 맺은 것은 10여년 전이다. 2군 투수코치로 재직 중이던 두산에서 사제지간이 됐다. 라이브피칭 땐 크게 휘어져 들어가는 볼끝 탓에 선배들이 피할 정도로 위력적인 투수지만 실전에서는 제구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김진욱 감독은 "(라이브피칭 때) 볼이 워낙 잘 휘어서 타석에 들어선 선배들이 맞고 나오는 경우도 있을 정도였다"며 "몇 년동안 (실전) 제구력 이야기를 듣다보니 본인도 알게 모르게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던 것 같다. 앞에서 잘 해놓고 위기에 놓이면 불안한 제구가 되살아나기 일쑤였다"고 짚었다. 그는 "'하고 싶은대로 하라'는 이야기가 금민철에게는 약이 된 것 같다"며 "단점을 꼬집기보다 장점을 살리는게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3일 넥센전에서 1회 무사 1, 2루 상황에 직접 마운드에 올라 금민철을 다독이기도 했던 김진욱 감독은 "앞으로 이닝, 경기 내용과 관계없이 민철이에게 최소 70구는 던지게 할 것이다. 내가 이런 믿음을 실어주면 본인도 제구가 안 됐을 때 '이러다 교체되는 거 아닌가'하는 생각도 들지 않을 것"이라고 중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