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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는 시범경기서 새 외국인 투수 좌완 펠릭스 듀브론트(31)를 1선발이라고 했다. 그는 시범경기에서 2경기 등판해 9이닝 동안 3안타 2볼넷 1실점으로 잘 던졌다. 삼진은 8개를 잡았고, 홈런을 한 개도 허용하지 않았다. 과연 롯데가 보장 몸값 100만달러(계약금 10만달러, 연봉 90만달러)를 주고 데려온 이유가 있는 듯했다.
물론 이날 사직구장은 날씨가 좋지 않았다. 저녁 기온이 섭씨 10도 안팎이었고, 바람까지 강하게 불었다. 하지만 쌀쌀한 날씨가 생소했다고 볼 수 있을까. 듀브론트는 아열대 기후의 베네수엘라 출신이지만, 메이저리그 시절 보스턴 레드삭스, 시카고 컵스, 토론토 블루제이스 등 초봄과 가을 추위가 심한 미국 북부 연고팀에서 주로 활약했다.
제구력도 안정을 찾는 듯하다 이날 다시 흔들렸다. 볼넷을 4개나 허용했다. 1회초 LG 아도니스 가르시아게 던진 141㎞ 직구는 가운데로 살짝 몰렸다. 3회초 오지환에게 좌중간 2타점 2루타를 맞을 때도 135㎞ 커터가 바깥쪽으로 치기 좋은 높이로 들어갔다. 그가 3경기, 12⅔이닝 동안 허용한 안타는 14개이고 볼넷은 12개이다. 피안타율은 2할7푼5리지만, 볼넷이 너무 많다. WHIP(이닝당 출루 허용)가 2.05에 이른다.
롯데에는 지난 3년간 에이스 역할을 해 온 브룩스 레일리가 버티고 있다. 그는 지난 두 경기에서 12이닝을 던져 평균자책점 3.75로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신인이나 다름없는 윤성빈은 2경기에서 10이닝 5실점으로 기대감을 갖게 했다. 3경기를 던진 듀브론트에 대해 좀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
부산=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