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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남자의 야구!
SK는 3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홈런 6방을 날리며 13대3으로 대승했다. 김동엽과 제이미 로맥이 마치 경쟁을 하듯 홈런을 쏘아올렸고, 그동안 잠잠하던 정의윤마저 홈런포를 가동하며 최강 타선임을 입증했다.
벌써 팀 홈런수가 25개다. 개막 후 무서운 기세를 타고 있는 KT 위즈의 21홈런 기록도 넘어섰다. 팀 홈런이 4개에 그치고 있는 롯데 자이언츠와 비교하면 SK 타선의 위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바로 알 수 있다.
3일 경기를 보면 SK도 번트를 댈 수 있는 찬스가 있었다. 4-2로 앞서던 2회말. 무사 1, 2루 찬스에서 2번타자 최 항이 들어섰다. 4-1로 앞서다 2회초 1점의 추격을 받은 상황. 도망가는 점수가 필요했다. 타석에는 2번타자가 있고, 이 타자가 주자들을 한베이스씩 더 보내면 최 정-로맥-김동엽 공포의 중심타선이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트레이 힐만 감독은 번트 대신 강공을 선택했다. 최 항을 믿는 것도 있고, 최 항이 아웃돼더라도 뒤에 기다리는 타자들이 어떻게든 해결을 해준다는 믿음이었을 수 있다. 최 항이 기대에 부응했다. 싹쓸이 좌중간 3루타를 쳐냈다. 이 순간에서 경기는 일찌감치 SK쪽으로 넘어왔다. 만약, 여기서 희생번트를 대 1점을 냈으면 상대 KIA가 추격의 의지를 가질 수 있었지만 이 한방으로 경기 흐름이 SK쪽에 넘어오게 된 것이다. 어떻게 보면 도박같은 작전인데, SK 타선의 힘이 워낙 강하다보니 성공 확률이 높다.
상대팀들은 SK 타선을 보며 "쉬어갈 곳이 없다"고 한숨을 쉰다. 누가 나와도 홈런을 때릴 것만 같다. 물론, 장타자들만 있다고 야구가 되는 건 아니다. 팀배팅과 작전이 조화가 돼야 더욱 완벽한 야구가 될 수 있다. 미국 메이저리그와 일본프로야구를 모두 경험한 힐만 감독이 올해는 어떤 야구를 SK팬들에게 보여줄까. 일단 지금까지는 미국식 '빅볼'로 팬들의 가슴을 시원하게 뚫어주고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