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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주전 포수 양의지(31)의 방망이가 벌써 뜨겁다. '예비 FA(자유계약선수)'의 사전 예열일까.
사실 양의지는 최근 꾸준히 초반이 좋은 선수다. 지난 시즌 4월 월간 타율 3할2푼8리, 5월 월간 타율 3할6푼1리를 기록했었다. 그 기간 동안 홈런도 5개나 쳤다. 2016시즌 역시 4월 타율 3할5푼1리, 5월 타율 3할4푼6리의 좋은 성적을 냈다.
물론 걱정은 부상이다. 포수는 원래 부상의 위험성이 큰 포지션이다. 누적된 잔부상들이 고질병이 되어 괴롭힐 가능성도 매우 높다. 양의지 뿐만 아니라 경력이 쌓인 각 팀의 주전 포수들은 대부분 부상을 달고 산다. 때문에 풀타임 활약을 공격에서까지 기대하는 것은 쉽지 않다. 양의지 역시 지난해 5월까지 무척 좋은 감을 유지하다가, 6월 손가락을 다치는 등 부상 여파로 페이스가 뚝 떨어졌다. 결국 주전 포수가 된 이후 가장 아쉬운 성적으로 시즌을 마무리 했다.
그래서 올 시즌은 더욱 절치부심 했다. 개인 성적 만회도 중요한 이유지만, 지난해 팀이 한국시리즈 준우승에 그쳤다는 자책감이 무거웠다. 또 현재 그에게 쏠린 하중도 크다. 원래 김태형 감독의 계획은, 지난 시즌 백업 포수로 성장한 박세혁에게 더 많은 출전 시간을 주는 것이었다. 양의지의 출전 시간을 조절해 체력 안배에 도움이 될 수도 있고, 안방 강화를 위한 비책이었다. 그러나 박세혁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지금은 사실상 양의지가 쉴 겨를이 없다. 초반 과부하를 조심해야 하는 이유다.
더군다나 그는 이번 겨울이면 생애 첫 FA 자격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동기부여가 확실하다. 어느 팀이나 포수는 '귀한 몸'으로 높은 대접을 받는다. 그만큼 기근 현상이 심하다. 그리고 양의지는 중심 타순에 배치될 수 있는 공격력까지 갖추고 있어서 더욱 매력적이다. 1987년생으로 올해 31세 젊은 나이 역시 양의지의 가치를 끌어올리는 요소다.
이미 '대박'이 예약된 선수지만, 그래도 올 시즌을 어떻게 보내느냐가 중요하다. 특히 부상 변수는 완전히 제거해야 한다. 관계자들은 지난해 두번째 FA를 선언하며 삼성으로부터 4년 80억원의 대우를 받은 강민호와 벌써부터 비교에 들어갔다. 양의지의 2018시즌은 어떤 모습일까. 'FA로이드' 효과를 누릴 수 있을까.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